[노트북을 열며] 리딩방에 손놓은 금융당국, 뛰어드는 투자자

입력 2021-06-08 07:00

구성헌 자본시장부 차장

‘○○통상, ○○○코리아 내일 장 시작 지켜보세요.’ ‘○○통상 15%, ○○○코리아 26% 확인하시고 다음 진입하세요.’

최근 기자가 실제로 받은 일명 ‘리딩방’(유사투자자문업체) 문자 메시지들이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막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에 몰리자 이를 노린 리딩방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형태도 다양하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은 기본이고 보안성이 좋다는 메신저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 인터넷 카페까지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처음에는 카톡이나 문자로 단편적인 종목을 안내해 실제 수익을 올리게 만든다. 이후 정기적이고 세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투자자가 연락을 취하면 일정 기간 서비스를 받는 조건으로 수백~수천만 원에 이르는 거액의 가입비를 받는 것이 보편적인 형태다.

이들은 가입 전에는 일정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장담하지만 분초 단위로 이뤄지는 작전에 일반인들이 일일이 대응할 리 만무하다. 중간에 손해를 보고 탈퇴를 하려고 해도 대부분 약관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거나 탈퇴 자체를 거부당하기 일쑤다.

피해자들은 결국 소비자원, 금융감독원에 구제를 신청하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이미 약을 대로 약은 업체들은 법망을 교묘히 피해 나가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소송을 걸어 물질적, 정신적인 가중 피해를 입히는 일이 빈번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오픈채팅방에 주식, 유료 리딩 등을 검색해 몇 번의 손품만 팔면 바로 유료 리딩방과 가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근이 가능하다. 증권사와 유명 연구원들의 이름을 내건 해외 선물(Futures) 사기방, 증권방송 출연자가 운영한다는 무료 리딩방 등 그 수를 집계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지경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소비자상담 통합콜센터에 접수된 주식 리딩방 피해 상담 건수는 지난해 4분기 5659건으로 전년 동기(3122건) 대비 81.3% 늘었다. 올해 1월로 봐도 1년 전보다 144.0%나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유사투자자문업자 피해 신고도 2015년 82건에서 2020년 556건으로 5년 만에 약 6.8배 늘었다.

이처럼 리딩방의 피해가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엄포만 놓을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민생금융범죄 집중대응기간’을 선포하고 예방과 차단, 단속과 처벌, 피해구제 전 단계에 걸쳐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리딩방 등의 불법행위에 칼을 빼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재처럼 금감원 직원이 직접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 지켜보거나 메신저 등에 올라온 게시물을 모니터링하며 단속하는 방법만으로는 이들을 단속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주식 리딩방 등의 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신고에만 의존하기보다 관리감독 차원에서 더욱 법의 테두리를 공고히 하고 적극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의 잘못도 빼놓을 수 없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리딩방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피해를 호소한 수만 7000명이 넘는다. 투자자들은 자신도 언제든지 그 숫자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car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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