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법인 판매' 공들이는 車업계…"홍보ㆍ규제 대응 효과 커"

입력 2021-05-29 09:00

한국지엠, 볼트EV 380대 롯데렌탈에 공급…법인 판매, 홍보 효과 크고 환경 규제 대응도 가능

▲롯데푸드에 공급될 볼트EV가 도열해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롯데푸드에 공급될 볼트EV가 도열해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법인 수요를 공략하고 나섰다. 법인 판매 물량이 매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진 않지만, 홍보 효과와 환경규제 대응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29일 각사에 따르면 한국지엠(GM)은 순수 전기차 쉐보레 ‘볼트EV’ 380대를 6월까지 롯데그룹에 공급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에서 종합 렌탈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렌탈이 차량을 소유하고, 식품 계열사인 롯데푸드에 장기 대여하는 형태다.

롯데푸드는 전체 영업사원에게 볼트EV를 업무용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롯데푸드는 업무용 차량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롯데렌탈은 그룹의 ESG 경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친환경성은 물론 넉넉한 1회 충전 주행 거리, 뛰어난 에너지 효율성과 빠른 충전 속도, 적재 능력 등 업무용 차량으로서 적합한 요소를 두루 검토한 끝에 쉐보레 볼트EV를 채택하게 됐다”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 트럭을 앞세워 법인 수요를 공략 중이다.

현대차는 우체국물류지원단과 협업해 7월부터 중형 트럭 ‘마이티 전기차’를 우편물류 운송 차량으로 1년간 시범 운영한다. 마이티 전기차는 현대차가 향후 브랜드 최초로 선보일 중형 EV 트럭이다.

마이티는 국내 물류운송에 가장 많이 운행되는 중형 트럭으로, 현재 우체국물류지원단에서 운용하는 마이티 트럭은 총 250여 대다. 우체국물류지원단은 디젤엔진을 얹은 기존 차량을 전기차로 점차 전환할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CJ대한통운에 전기 트럭 봉고3 EV 28대를 공급한다. 이로써 CJ대한통운은 기존에 운행 중인 차량을 포함해 총 34대의 전기 택배차를 보유하게 된다. CJ대한통운은 직영 택배기사가 운용하는 택배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고, 향후 친환경 차량 도입을 확산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가 우체국 우편물류 운송차량으로 시범 운영하기 위해 선행 개발한 마이티 전기차.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우체국 우편물류 운송차량으로 시범 운영하기 위해 선행 개발한 마이티 전기차. (사진제공=현대차)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법인 판매에 힘쓰고 있지만, 법인 수요가 매출에 큰 기여를 하지는 못한다. 아직 완성차 제조사가 전기차를 판매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서다. 전기차에 핵심적인 배터리 가격이 매년 낮아지고 있지만, 전기차 생산단가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그런데도 완성차 업계는 법인 판매 물량이 가지는 홍보 효과와 규제 대응 효과 탓에 법인 수요 공략을 지속하고 있다.

법인에 공급된 영업용 차량은 외부에 회사 로고 등을 부착해 운영되고, 운행 빈도도 잦다. 불특정 다수의 눈에 잘 띄는 만큼, 잠재적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오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볼트EV를 공급받을 롯데푸드 영업사원은 1인당 연평균 2만㎞ 이상을 운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효과도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자동차 온실가스를 24% 감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완성차 제조사의 '자동차 평균 온실가스 연비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제조사는 10년간 단계적으로 강화될 온실가스 배출량을 충족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줄이고 더 많은 친환경차를 팔아야 달성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업계는 '친환경차 크레딧'을 활용해야 한다. 친환경차 1대를 팔 때 내연기관의 판매 대수를 늘려주는 제도로, 제조사가 전기차 1대를 팔면 더 많은 내연기관차 판매가 허용된다. 내연기관차를 팔아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법인에 판매되는 전기차 물량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CJ대한통운이 도입한 기아 봉고3 전기차.  (사진제공=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이 도입한 기아 봉고3 전기차. (사진제공=CJ대한통운)

완성차 업계는 법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전용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법인 고객에게 특화 서비스 ‘EV Charge Solution(EV 충전 솔루션)’을 제공한다. 법인 고객에게 충전기를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관리와 충전 비용 부담까지 해소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법인 고객에게는 급속(100kW) 또는 완속(7kW) 충전기를 별도 비용 없이 설치해주고, 약정기간 무료로 대여해준다.

완성차 제조사 관계자는 “법인 차량은 홍보 효과는 물론이고 소비자의 신뢰감까지 높일 수 있다"라며 "강화되는 환경 규제를 충족할 수도 있어 업계의 법인 수요 공략은 지속할 전망"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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