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출범 4년… 총수 부재 속 위기와 기회 공존

입력 2021-05-10 14:26 수정 2021-05-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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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인텔 투자 확대로 삼성 위협…이재용 부회장 리더십 공백 장기화
파운드리 수요·고객사 확대…EUV 초격차 기술 강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출범 4년을 맞았다. 경쟁 업체들의 파운드리 사업 확장 속에서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투자와 초격차 기술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신설된 지 오는 12일로 4년을 맞는다. 삼성전자는 2017년 5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팀을 떼어내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어 2019년 4월에는 2030년까지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각오를 다졌다. 출범 4년 차를 맞은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업체들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는 삼성전자에 위기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는 올해 280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이어 지난달에는 향후 3년간 시설투자에 1000억 달러(약 112조 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지으려던 공장을 애초 1개에서 6개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약 23조 원)를 들여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미국 뉴멕시코주 생산시설에 35억 달러(약 4조 원)를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 시설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TSMC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확장은 삼성전자에 위험요소다. 반도체 설계와 생산, 위탁생산까지 아우르는 종합반도체회사(IDM)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은 이미 올해 1분기에 외형과 수익면에서 글로벌 경쟁사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TSMC의 1분기 실적은 매출 129억 달러(약 14조5000억 원), 영업이익 53억6000만 달러(약 6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보다 매출은 4조 원 이상 작은데,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높았다. 인텔도 1분기 매출 197억 달러(약 22조1000억 원), 영업이익 37억 달러(약 4조1000억 원)를 거두며,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 실적(매출 19조 원ㆍ영업이익 3조3700억 원)을 앞섰다. TSM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발판 삼아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 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56%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삼성전자(18%), UMC(7%), 글로벌 파운드리(7%) 등이 뒤를 잇는다.

▲이재용 부회장이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도 불확실성이 키우는 요소다. 삼성전자는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 부회장의 수감이 장기화하면서 리더십 공백을 빚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한 삼성전자의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가진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이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고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마찬가지로 형평성, 과거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파운드리 수요와 고객사 확대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기회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수요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올해 900억 달러(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인텔, IBM, 엔비디아 등 주요 팹리스 업체들과 연이은 수주 계약을 맺으며 점유율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퀄컴의 차세대 5G(5세대 이동통신) 모뎀칩 솔루션 ‘스냅드래곤 X65’ 수주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국내 평택 등에 파운드리 투자를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간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17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을, 국내에서는 30조∼50조 원 규모가 될 평택캠퍼스 P3 라인의 신규 투자 결정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국내외 파운드리 협력 강화를 통해 공급을 극대화하고 파운드리는 평택 2라인(P2) 양산 본격화를 통한 공급 능력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EUV(극자외선) 5나노 등 첨단공정 증설을 중심으로 투자도 집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오스틴 공장이 완전 정상화되며, 평택 2라인 양산을 시작해 하반기 공급 확대를 준비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패키지 솔루션을 준비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는 5G 보급 가속화, 기업의 IT 투자 재개, 고객사 안전 재고 확보 등으로 애초 예상보다 더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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