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사실무근’ 테마가 난무하는 주식시장

입력 2021-04-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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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루머는 항상 존재한다.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실무근 공시’가 나오면 루머는 사라지고 주가는 제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은 ‘사실무근’이 오히려 테마가 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실무근’ 테마는 정치테마주이다. 해당 상장사가 사실무근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혀도 루머는 사라지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조차 정치테마에 대해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다만 정치테마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특정 소수에 국한돼 있다. 일반적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정치테마주에 투자하지 않는다.

문제는 최근에는 개별종목으로까지 ‘사실무근’ 테마가 전이되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출판사는 지난해 아기상어를 만든 콘텐츠 기업 스마트스터디의 ‘나스닥 상장설(說)’이 돌았다. 스마트스터디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자 급등하던 주가는 바로 급락했다. 하지만 당시 2만7000원대이던 주가는 이달 장 중 5만9000원 최고가까지 찍고 현재도 4만6000원대에 거래 중이다.

물론 올해 들어 공개한 삼성출판사의 지난해 순익은 8배 증가했다. 관계사 스마트스터디의 지분변동에 따라 지분법 적용투자주식에서 기타포괄 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변경하면서 그에 따른 차액을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 처분이익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주식 전문가들은 스마트스터디 지분이 있는 것은 이미 모두 아는 상황에서 회계처리에 따른 일회성 순익 증가이기 때문에 주가가 두 배가 오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삼성출판사 자체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그렇다면 삼성출판사의 주가 급등 원인은 무엇일까. 사실무근이라는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바로 스마트스터디의 나스닥 상장루머 불씨가 되살아난 결과이다.

이 같은 사례는 최근에는 가상화폐 관련주에서 연출됐다. 미국 암호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두나무를 놓고 또 한차례 ‘사실무근’이 테마가 돼 관련주들이 급등락을 연출했다.

루머의 당사자 두나무는 초기부터 공개적으로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도 모든 루머가 그러듯 처음 시작은 팩트에서 시작된다.

지난해부터 가상화폐 시장에 돈이 몰리자 거래소들의 수입이 폭증했다. 이에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업비트의 기업가치를 조 단위에서 많게는 10조 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미국 코인베이스가 상장 시 100조 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들이 쏟아졌다.

이런 팩트들이 바탕이 돼 각종 루머들이 쏟아졌다. 조 단위에서 최대 10조 원까지 상향조정된 기업가치 평가가 하루아침에 20조 원이 되고 50조 원이 됐다. 심지어 코인베이스와 비교하며 100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뇌피셜이 퍼지더니 급기야 미국 증시 상장설까지 퍼졌다.

두나무측은 물론 전문가들은 나스닥상장, 나스닥 상장 철회 후 뉴욕상장설은 한 번만 생각해 봐도 허위 루머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상장 접수와 철회는 이는 이미 공개적으로 확인이 되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공개적으로 확인된 될 수밖에 없는 사안을 놓고 나스닥 상장, 철회, 뉴욕거래소 상장까지 루머들이 이어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주식시장에서는 3000원대이던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8200원까지 치솟았고, 우리기술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관련주들 역시 모두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 밖에도 우리종금을 비롯해 많은 상장사가 ‘사실무근’ 테마에 시달리고 있다.

사실 ‘사실무근’ 해명을 믿지 않고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비단 주식시장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루머를 더 사실로 받아들이고 해명을 해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지 않는가.

국가가 해명하고 설명해도 믿지 못하고 논란이 이어지는데 한 사기업의 해명은 바로 받아들일 리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투자자들은 스스로 소중한 자산을 지켜야 한다. 사회 전반에 신뢰가 떨어지고 아무리 정보가 부족하다고 해서 루머에 편승해 사실무근 해명이 나와도 이를 무시하고 투자하는 것은 본인만 손해다.

루머를 통한 주가조작에 피해를 보았다고 해도 현재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에서는 피해자 개개인에게 보상해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야 말로 투자자들은 스스로 자기의 몸을 소중히 하고 제 몸을 제가 아낀다는 ‘자중자애’(自重自愛)처럼 투자금을 소중히 하고 투자금을 아끼는 ‘금전금애’(錢重錢愛)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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