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위원장이 ‘불편한’ 기후금융 행사장에 방문한 이유는?

입력 2021-03-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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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최근 12년간 해외 석탄발전 금융제공 1위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시절, 기후 악당으로 비판받아
“오늘 자리 불편하지만 제가 들어야 할 소리”
“기후금융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 동참해달라”

▲9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9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9일 기후 악당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수출입은행장 시절을 돌이키며 "기후변화 대응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단순한 책무가 아닌 금융산업의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해달라"며 금융회사의 참여를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 축사를 통해 "기후변화는 금융시스템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은 위원장은 탄소 중립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선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입은행장 시절을 떠올리면서 "오늘 이 자리가 마치 바늘방석에 앉은 것과 같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여러분이 기후 악당이라고 말하는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웃 나라에 탄소 금융을 줬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거짓말할 필요가 없다"며 "오늘 이 자리는 덕담할 게 아니라 오히려 제가 들어야 하는 소리라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이에 은 위원장은 "저와 같이 불편하게 자리에 앉았다면 이제는 생각을 바꿔달라"며 "기후금융을 사회공헌으로 일환으로 보는 것에서 벗어나 단순한 책무가 아닌 금융산업의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해달라"며 시장 참여를 당부했다.

(자료제공=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자료제공=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실제 수출입은행은 해외 프로젝트에 가장 많은 석탄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해외 프로젝트(1건)에 금융주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은 이번 기후금융 지지 선언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한국 금융기관의 석탄 투자 현황’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수출입은행(4조8585억 원)은 해외 프로젝트에 대출ㆍ보증으로 가장 많은 석탄 금융을 제공한 것으로 집계된다.

은 위원장은 "우리 정부도 금융권의 자발적인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선도적 지원 확대, 민간 자금 유도, 관련 시장 인프라 정비 등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우리 경제는 숱한 위기를 겪었지만, 그 속에서 기회를 찾고 새로운 성과로 전환해왔다"며 "이 자리가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 기후금융이라는 기회로 재도약하는 첫걸음이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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