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코로나 치료제 탄생…변이 바이러스 효과는 '미지수'

입력 2021-02-0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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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렉키로나주' 조건부 허가 획득…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에 투약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사진제공=셀트리온)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사진제공=셀트리온)

국내 기업이 개발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국산 1호 치료제의 탄생이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960mg'(성분명 레그단비맙)을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5일 허가했다. 렉키로나주는 국내 최초 코로나19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전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규제당국의 검증을 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이다.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에 허가…임상 3상 진행 중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선별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숙주 세포에 삽입(재조합)하고, 세포 배양을 통해 대량으로 생산하는 유전자재조합 중화항체치료제이다. 셀트리온은 한국과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을 완료,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29일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심사를 40일 이내에 완료하기로 한 신속 심사 절차를 통해 허가 신청 접수 38일 만에 초고속 허가를 내줬다.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증 자문단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의 삼중 자문 절차를 거쳤다. 이날 최종점검위는 렉키로나주의 사용 범위를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성인 환자로 결정했다.

렉키로나주의 정식 품목허가를 위해서는 12월 31일까지 임상 3상에 대한 데이터를 식약처에 제출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 10여 개 국가에서 1172명의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모집을 목표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월 항체치료제 개발에 착수, 7월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임상 진행과 동시에 9월부터 초기 물량 생산을 시작해 10만 명분을 사전 확보했다. 올해는 200만 명분을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전국에 렉키로나주를 가능한 한 빨리 공급해 우리나라 국민의 코로나19 치료 기간을 대폭 앞당기고, 사망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중증환자 발생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이 바이러스 효과는 미검증…투약 조건도 까다로워

현재 국내에서는 해외에서 유입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4차 대유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매우 높으며, 이미 코로나19가 완치된 환자도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항체치료제가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가 달라지면 기존 바이러스에 대응했던 중화항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변이 바이러스와 결합해 세포 침투와 증식을 돕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항체치료제는 처음 유행했던 바이러스 항체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렉키로나주 역시 변이 바이러스의 치료 효능에 대한 데이터가 확인되지 않았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현재까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렉키로나주의 효과에 관한 객관적인 결과를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질병관리청과 셀트리온이 합동으로 영국이나 남아공 변이에 대한 효과를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렉키로나주의 효능이 기대만큼 뛰어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약은 성인 체중 1kg당 40mg을 90분(±15분)간 정맥에 주사하는 방식이라 투약 편의성이 떨어진다. 또한 증상이 발현한 지 7일 이내인 환자에게 투약이 가능하다. 반면 임상 2상에서 확인된 효과는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을 3.4일 단축하고, 중증환자 발생 확률을 54% 낮추는 수준에 그친다.

앞서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지만, 미국에서도 까다로운 투약 조건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활발한 처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식약처장은 "기저질환자나 고연령 경증환자, 중등증 환자에게 렉키로나주를 투약해 중증으로의 악화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중증환자에 대한 의료적 부담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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