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언감생심', 금융권은 '함박웃음'...설 떡값 희비

입력 2021-0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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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올해는 설날은커녕 해가 넘어갔는지도 모르겠다”며 “우리처럼 기술설비 하는 기업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고객사인 제조업 기업 대표들에게 떡값은 ‘언감생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일감이 없어 제조업을 영위하던 것을 포기하고 공장 부지를 임대로 내놓은 기업도 알고 있다고 했다. 한 두 곳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인천광역시에 있는 한 금형 관련 제조기업은 설 상여금을 주지 못한 지 3년이 넘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매출이 없다시피 하다. A 대표는 “버티고 있는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매출이 줄면서 (회사) 사정이 예전 같지 않다”며 “올해는 회사를 지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 지급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올해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성과급을 챙기며 함박웃음을 짓는 대기업·금융권과 달리, 중소기업에 상여금은 ‘언감생심’이 됐다.

27일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가 발표한 2021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설 상여금(현금)을 지급할 중소기업은 전체 응답 기업 860곳 중 36.7%에 불과했다. 절반가량 지급하겠다고 밝혔던 지난해(50.1%) 대비 13.4%포인트 줄었다. 이 중에서도 상여금을 ‘확대 지급’하겠다는 기업은 0.9%에 불과했다. 지급 수준을 살펴보면 상여금을 일정 금액으로 지급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1인이 받게 될 상여금은 평균 48만2000원이다. 전년(62만4000원) 대비 14만2000원 줄었다.

중소기업과 달리 금융권과 일부 대기업은 연초 성과급을 두둑이 챙기게 됐다. 최근 신한·NH농협·우리·KB국민 등 주요 시중은행은 기본급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의 180∼200% 수준에서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최대실적을 달성한 결과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연간실적을 반영한 사업부문별 임직원 성과급(초과이익분배금)을 전날 공지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일부 사업부가 연봉 절반을 인센티브로 받게 되고, 이 외 사업부도 연봉 대비 30~40% 규모의 성과급을 받는다.

신진교 계명대학교 교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키워 초과 수익을 누리고 직원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영섭 고려대 공학대학원 석좌교수는 “상여금 격차는 코로나19로 인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진 결과”라면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경제 중심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인한 판매부진 및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어느 때보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책기관 및 금융권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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