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일 년 동안 투어 한 건…중소 여행사 “도저히 못살겠다”

입력 2021-01-25 15:0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 “트래블 버블 추진하고 생존대책 만들어달라” 호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여행부스 안내판에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여행부스 안내판에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다양한 국내외 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아이엔지여행그룹이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진행한 투어 프로그램은 제주도 여행 딱 한 건이다. 그나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직전의 일이다. 뒤에 잡혀있던 투어들은 감염병 확산 세에 줄줄이 취소됐고 취소 수수료만 불어났다. 그런데도 이장한 아이엔지여행그룹 대표는 “그래도 우리 회사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한 건이라도 진행한 게 어디냐는 말을 주변 중소 여행사 대표들에게서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섯 명이던 직원도 두 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3월부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유급 휴직 중인 직원 수를 유지해보려고 노력했지만, 8개월(240일)이던 지원 기한이 끝나면서 더는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폐업도 어렵다.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받은 대출금을 일시 상환해야 하는데, 지난 일 년을 버티느라 쌓아둔 돈을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여행업계가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한 이후 매출 감소세에 시달리고 있다. 자가격리, 여행 금지 조치 등으로 국경이 막히면서 여행·관광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여행사들은 일 년 내내 매출 ‘제로(0)’ 상황에 놓이며 생존 가능성을 점치느라 바쁘다.

25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방한 외국 관광객은 6만176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5.8% 감소했다. 관광 수입도 5억1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68.5% 줄었다.

그런데도 여행·관광 업체 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관광업체 숫자는 지난해 2만1671개로 전년(2만2283개) 대비 600개가량만 감소했다”며 “매출은 없고 일엔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사업체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여행·관광업종을 위한 지원책은 마땅히 없다. 이에 중소 여행업체들은 정부와 국회에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소 여행사를 대표하는 우리여행협동조합, 중소여행협력단, 한국공정여행업협회 등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권 보장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 등을 요청했다.

권병관 우리여행협동조합 회장은 “우리 여행업계는 코로나19가 국내 발생한 이후 사실상 ‘영업 정지’ 상황”이라며 “‘매출 제로’란 참담한 상황에서도 실직을 막아보고자 생존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25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여행업계 생존권 보장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 요청, 우리여행협동조합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여행업계 생존권 보장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 요청, 우리여행협동조합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울지 않으면 젖을 주지 않는 게 사실인가보다”며 “지난해 초부터 매출이 0%에 수렴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우선해 여행 자제 등 정부 시책을 충실히 따랐지만 정부는 중소 여행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여행업종을 ‘일반업종’으로 분류하고 전년 매출이 4억 원 이하인 업체에만 100만 원을 지급한 점도 지적했다.

중소 여행사들은 생존대책 마련을 위해 더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중소 여행업 단체들은 △중소여행사 생존대책 마련 △직원 고용유지 지원 및 회사유지 지원, 대표자 생계 지원책 등 마련 △관광개발기금 무담보 신용대출 확대 및 조건 완화 △코로나19 종식 이후 여행 재개 시까지 여행업 특별지원업종 연장 및 제한업종 지정 시행 △매출 제로 여행사의 4대 보험료 납부 유예·감면 등을 촉구했다.

또한 △우수 방역국 간 트래블버블 추진 △자가격리 기간 축소 등의 포괄적 대책도 요구했다.

조합은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여행·관광 관련 지원책이 미비한 점도 짚었다. 조합 측은 “일본은 매출 50% 감소 여행 법인에 최대 200만 엔(2000만 원가량)을, 개인과 프리랜서에 100만 엔(1000만 원가량)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고용보험과 임대료까지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만은 관광객 급감으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여행·숙박·레저 등 종사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직무 교육을 해 참여자엔 약 76만 원 수준의 직무 교육금을 지급하고 코로나19 위기를 관광산업 업그레이드 기회로 삼았다고 했다. 이 외에도 미국, 호주,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가 여행·관광산업을 위한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번에도 싹 쓸어버릴까?…또 천만 노리는 ‘범죄도시4’, 역대 시리즈 정리 [인포그래픽]
  • 올림픽 목표 금메달 10개→7개 →5개…뚝뚝 떨어지는 이유는 [이슈크래커]
  • 살아남아야 한다…최강야구 시즌3, 월요일 야구 부활 [요즘, 이거]
  • 단독 두산그룹, 3년 전 팔았던 알짜회사 ‘모트롤’ 재인수 추진
  • 기후동행카드, 만족하세요? [그래픽뉴스]
  • 단독 저축은행 건전성 '빨간불'에 특급관리 나선 금융당국 [저축銀, 부실 도미노 공포①]
  • 野 소통 열어둔 尹, 이재명 언제 만나나
  • 또 한동훈 저격한 홍준표 “주군에게 대들다 폐세자되었을 뿐”
  • 오늘의 상승종목

  • 04.1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402,000
    • -4.25%
    • 이더리움
    • 4,398,000
    • -4.14%
    • 비트코인 캐시
    • 695,000
    • -1.91%
    • 리플
    • 725
    • -2.95%
    • 솔라나
    • 192,000
    • -7.78%
    • 에이다
    • 650
    • -4.69%
    • 이오스
    • 1,071
    • -4.29%
    • 트론
    • 161
    • -3.59%
    • 스텔라루멘
    • 158
    • -3.0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850
    • -4.86%
    • 체인링크
    • 19,180
    • -4.62%
    • 샌드박스
    • 626
    • -3.6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