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 탐정] 동국제강 잇딴 M&A 문제로 '내홍'

입력 2008-12-08 11:33 수정 2008-12-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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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쌍용건설 인수를 포기하며 대외 신인도 하락에 230억원의 입찰보증금 마저 날리게 될 처지에 놓였다.

지난 2005년 유일전자 인수 이후 쌍용건설 인수 유예요청까지 M&A와 관련 잇따른 실책을 내자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잇따른 M&A 구설수

8일 동국제강 관계자는 쌍용건설 인수와 관련해 "입찰가로 지분을 매입할 경우 배임 소송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IMF 직후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던 동국제강이 최근 수년간의 철강업종 호황으로 그야말로 ‘떼돈’을 벌어들이자 사세확장으로 눈을 돌렸다. 동국제강은 신사업 진출과 M&A와 관련 경영기획팀을 만들고 전적인 권한을 줬다.

기획팀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며 기획팀을 보강하고 난 뒤 첫 번째 작품으로 유일전자 인수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2005년 7월경 유일전자를 주당 2만6935원에 326만여주를 사들이며 총 880억원에 인수했다. 유일전자는 휴대폰 번호입력 장치인 키패드 제조업체로 동국제강이 인수할 당시 매출액 2166억원에 265억원의 순익을 올리던 회사다.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철강업체가 IT업체를 인수하자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지, 너무 높은 가격에 인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런 지적은 현실로 나타나 매출액은 지난해 1599억원, 순익 87억원으로 인수 후 매년 줄었다. 주식시장에서 유일전자(현 유아이엘)의 주가도 인수 후 매년 떨어져, 인수 당시 2만2000원대였던 주가는 4950원(12월5일종가기준)이다.

여기에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본 입찰 당시 제안한 가격은 주당 3만1000원으로 총 4620억 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입찰 당시 2만 원대의 주가가 석 달 새 6000원대로 폭락했다.

일부 주주들은 경영진에 대해 소송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국제강의 건설업 진출을 비관적으로 여기던 일부 주주들은 금융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시가보다 다섯 배 이상을 지불하는 행위를 문제 삼은 것이다.

문제는 캠코에 납부한 입찰보증금을 잃는 것도 큰 손해다. 동국제강은 지난 7월 우선협상자 지위를 확보하고 정밀실사에 돌입하면서 230억원 가량의 보증금을 납부했다.

일부 주주들은 주가가 많이 떨어져 인수를 포기하며 몇 개월만에 230억원을 날리게 된 것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런 경우 배임 소송이 어김없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동국제강은 이번 쌍용건설 인수 포기에 대한 설명으로 건설경기 침체와 금융위기를 꼽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중대형 건설사를 인수하는데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도 문제인데다, 경쟁자 제거에만 신경쓰다 보니 기업의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를 기반으로 꼼꼼히 밸류에이션을 판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동국제강은 쌍용건설 인수 철회에 대한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다각도로 뛰고 있다. 우선 쌍용건설 인수포기가 아닌 1년 유예를 요청하며 혹시 생길 문제들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다.

법조계에서는 동국제강이 입찰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1년 유예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를 거부할 경우 소송을 통해 일부 회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배임 소송과 책임론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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