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동행-준법' 약속 지킨다… 재판부 결단 D-3

입력 2021-01-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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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2시 파기환송심 선고… 삼성 운명 결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6일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대국민 발표 직전에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6일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대국민 발표 직전에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날 삼성 최고경영진의 잘못도 저 자신의 관여 여부와 관계없이 되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경위를 하나하나 되짚어보고 그런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이중, 삼중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우리 사회가 더욱 더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지난해 5월 대국민 발표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를 나흘 앞둔 가운데, 재계 및 삼성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여부에 따라 삼성은 물론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동행'과 '준법'을 강조하며, 국민과 이를 지킬 것을 약속을 해왔다. 구속이란 최악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 부회장이 던진 국민과 한 약속 이행은 더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오는 18일 오후 2시 5분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을 연다. 이번 선고 공판은 지난 2019년 8월 29일 대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형을 내린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에 파기환송 결정 이후 508일 만이다.

집행유예 판결이 나온다면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국민 발표, 사장단 회의, 현장경영, 준법감시위원회와의 면담, 파기환송심 최후진술 등에서 꾸준히 강조했던 '동행'과 '준법' 등 약속을 지켜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물론 구속 상태에서도 이 같은 약속을 지킬 수 없는 건 아니지만, 현장에서 직접 다양한 분야의 얘기를 듣고 실천해 가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이재용 부회장이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사법 리스크가 사라질 경우, 이 부회장은 가장 먼저 준법에 대한 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최근 준법감시위와 만나 독립적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또 준법감시위와 앞으로 면담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월 설립된 준법감시위는 삼성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행위를 조사ㆍ감시하는 기구다. 2019년 10월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업 내부 준법 감시제도'를 요구하면서 설립됐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준법문화라는 토양 위에서 체크, 또 체크하고, 법률적 검토를 거듭해 의사결정을 해야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고 궁극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책임지고 '철저하게 준법감시의 틀 안에 있는 삼성'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 기자간담회에서 무노조 경영 종식을 선언한 지 8개월만에 삼성전자 계열사 중 처음으로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단체협약을 끌어냈다.

이재용 부회장의 '동행' 철학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최후 진술에서 "경쟁과 성장은 기본이고, 제가 꿈꾸는 승어부(勝於父·아버지보다 나음)는 더 큰 의미를 담아야 한다"며 "학계, 벤처업계, 중소기업계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우리 산업생태계가 더욱 건강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와 '동행'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강조한 것이다.

승어부는 지난해 고 이건희 회장 추도사에서 고인의 고교 선배인 김필규 KPK통상 회장이 "승어부가 최고의 효"라며 강조했던 말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의 '동행' 철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의 제조기술 컨설팅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마스크 제작, 코로나 진단키트 등을 빠르게 생산해 품귀 현상에 대응했다.

최근엔 화성 사업장을 찾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후, 직접 시스템반도체 사업 챙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시스템반도체는 산업의 특성상 삼성 혼자의 힘으로는 '1위'에 도달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팹리스, 디자인 하우스, 패키징, 테스트 등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전반이 1위로 도약하는 과정이 곧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에 도달하는 길이라는 점을 이 부회장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협력회사와의 장비·소재 공동개발 △우수협력사 인센티브 △국내 팹리스 지원 및 기술교육 △디자인하우스 협력 확대 등을 통해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최근 이 부회장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안 회장은 "최근 삼성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과거와 확연히 다른 점은 자발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라며 "온전한 한국형 혁신벤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삼성의 오너인 이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와 신속한 결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4일에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이 부회장은 지난 몇 년간 수사, 재판 등으로 너무나 많이 시달렸고 충분히 반성하고 사과했다"며 "자발적이 아니라 권력의 요청에 응했을 뿐으로, 이제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올해는 이 부회장이 삼성에 입사한 후 30년이 되는 해다.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올해 회장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은 아버지의 '책임'을 이어받는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며 "재계 1위 삼성을 더욱 발전시키고 사회와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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