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명 포기하는 것이냐"…의협,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에 정부 대책 촉구

입력 2020-12-2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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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부산 인창요양병원.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부산 인창요양병원. (연합뉴스)

중증환자가 많은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것이냐”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제대로 된 방역시설과 치료시설을 갖추지 못한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코호트 격리하다 보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히 전파돼 사망자가 대거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9일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호트 격리로 격리를 당한 사람들 사이에 급속하게 코로나19가 전파돼 더 많은 환자들이 생기고,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해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 무분별한 요양시설 코호트 격리 조치로 감염된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냐”라며 비판했다.

정부에 따르면 2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70%가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발생했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망자 40명 중 약 70%에 해당하는 28명이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발생했다. 최근 요양원과 요양병원, 또 여러 의료기관에서의 집단발생이 증가하면서 고령층 환자 비율이 증가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망자 증가에 더해 위중·중증환자도 330명으로 35명 늘었다. 기저질환자, 고령자가 밀집한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진 탓이다.

의협은 정부가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코호트 격리 조치해 사망 사례가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코호트 격리는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 또는 시설을 의료진, 직원과 함께 폐쇄함으로써 감염의 외부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지만, 요양병원 및 시설의 경우 자체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고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이나 장비,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최 회장은 “요양병원 및 시설의 코호트 격리는 사실상 해당 기관 내에 있는 우리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무책임한 행위다. 요양병원 또는 시설에 입원한 환자는 대부분 고령으로,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군이다. 확진이 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병상을 배정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코호트 격리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의 상태가 더 악화하고, 심지어는 코호트 격리 중에 사망하는 일까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양병원 한 곳에서만 11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30명 이상의 환자가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정부가 충분한 병상과 전문인력 확보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요양병원과 시설의 코호트 격리는 결국 병상 부족에 기인하는 것이며 정부는 코로나19 전용병원과 병상 확보의 노력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기존 의료기관으로 부족하다면 지금이라도 적당한 장소나 부지를 확보하여 대규모 임시 전용의료기관을 마련하고 예산이나 행정적 절차에 구애받지 말고 대통령이든 방역당국이든 누구든 나서서 강력한 리더십 하에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해 전국적인 신규 확진자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양병원과 시설에서 집단감염으로 나오는 환자를 기존 병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K-방역’운운하며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던 정부는 지금에 어디에 있는가. 21세기 서울 한복판에서 역병이 창궐했다고 길을 막고 다리를 끊어 단 한명의 환자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조선시대 방역이 웬말인가”라며 “전국적인 코로나 감염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한 일시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 등 과감한 조치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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