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창석의 부동산 나침반] 균형이 무너지면 재앙이 온다

입력 2020-12-3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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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올해 집값은 예상보다 많이 올랐다. KB국민은행 시세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12%가량 올랐고 전국적으로도 꽤 많이 상승했다. 이렇게 집값이 많이 오른 이면에는 가격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균형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다. 자연 현상에서도 균형이 무너지면 재해가 발생하고, 사회 경제활동에서도 균형이 무너지면 매우 큰 문제가 생긴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인체 면역체계의 균형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새가 하늘을 날아가는 것도 좌우 날개의 균형이 유지되기 때문이고, 배가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도 균형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도 마찬가지이다. 경제에는 상대방이 있다. 수요자가 있으면 공급자가 있고, 근로자가 있으면 사용자가 있고, 임차인이 있으면 임대인이 있다. 상대방 즉 카운트파트가 건재하고 균형이 이루어져야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

집값도 마찬가지다. 매도ㆍ매수자간 힘의 균형에서 가격이 결정되어야 하는데, 정부가 나서서 어느 일방을 편들게 되면 가격 결정을 위한 균형이 무너진다.

임차인은 약자이고 임대인은 강자라는 인식에 기반해서 임차인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제도를 만들면 임대차시장의 균형이 무너진다. 매수자는 약자이고 매도자는 강자이므로 매수자를 편드는 법을 만들면 매매시장의 균형이 무너진다.

양도 차익을 환수해서 투기를 근절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물이 안 나와서 집값만 더 크게 올려놓았다. 약자인 수분양자의 이익을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했지만, 그 결과는 분양시장을 수백 수천대 일의 '로또판'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실제로 집이 필요한 무주택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주택의 신규 공급이 더 줄어들면서 전세대란이 확대 재생산되었다.

정부와 여당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차인을 일방적으로 보호하는 법을 만들었지만 예상처럼 임대료가 안정되기는 커녕 임차대란 와중에 빈집만 더 늘어나고 있다.

마치 세계 최대의 원유 보유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에 주유소를 찾기가 어려운 현상처럼 전세대란의 와중에 빈집은 더 크게 늘어난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인 우리나라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전전긍긍하는 것도 마찬가지 결과이다. 모두가 시장의 균형 무너졌기 때문이다.

공급자가 집을 짓지 않고 사용자가 직원을 뽑지 않는다. 집을 짓거나 직원을 뽑으면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손해나는 일을 누가 하겠는가? 이런 균형 이탈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더욱 더 크게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이 정부 들어 내놓았던 각종 부동산 규제의 부작용은 3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내년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부동산 투자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양도세 중과세로 인해 최대 82.5%의 양도세를 물어야 하는데 집에 투자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매년 3~4%의 종합부동산세를 물면서 집을 여러 채 보유할 투자자는 없다. 지방세 포함해서 13%가 넘는 취득세를 물고 주택을 투자할 다주택자는 새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서로 대체 투자 관계를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투자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내년에는 주식시장으로 부동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주식시장의 펀더멘털이 좋아져서가 아니고 투자자금이 부동산으로 갈 수 없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것도 과도한 규제가 만들어낸 시장 균형의 이탈이고 부익부빈익빈을 불러오는 새로운 재앙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내년은 시장 균형 이탈이 몰고 올 후폭풍을 잘 지켜보아야할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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