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백기 든 마윈…당국에 앤트그룹 일부 국유화 제안

입력 2020-12-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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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상하이 거래소 IPO 중단 이후 당국에 접촉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지난해 5월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AP뉴시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지난해 5월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AP뉴시스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가 산하 핀테크 회사 앤트그룹의 상장 연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규제 당국에 사업 일부를 넘기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룹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들 말을 인용해 지난달 초 마윈이 중국 당국에 “국가가 필요로 하는 한 앤트그룹이 가진 어떤 플랫폼도 가져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규제 당국에 먼저 회담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일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는 공지를 통해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미 공모가를 결정하고 IPO를 통해 최소 350억 달러(약 38조 원)의 조달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당시 거래소 측은 중국 당국이 마윈을 비롯한 회사 임원들을 소환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회사가 상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선 10월 24일 마윈은 상하이 와이탄금융서밋 기조연설에서 중국 규제 당국과 은행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마윈은 당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중국 금융 산업이 혁신에 뒤처졌다고 발언했고, 이후 당국은 임원진을 소환해 질타하고 정부 측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이른바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 이에 시장에선 앤트그룹이 당국의 눈 밖에 났다고 평가했다. 마윈은 비판 연설 이후 한 차례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WSJ는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당장은 마윈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검토 중인 규제 방안이 확정돼 앤트그룹의 자본을 더 엄격하게 규제하게 되면, 이후 은행이나 투자기관을 통해 앤트그룹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틴 초젬파 연구원은 “중국은 중요한 정책 목적으로 판단되는 사업 플랫폼을 국유화하는 선례가 있었다”며 “이미 은행 간 결제시스템 등 앤트그룹이 구축한 금융 인프라 일부를 국유화했다”고 말했다.

익명의 규제 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앤트그룹 일부를 국유화할 확률은 적어도 제로(0)는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의 기업 국유화는 이전부터 진행됐다. 대표 사례가 부동산 재벌 왕젠린의 다롄완다그룹이다. 다롄완다는 금융당국의 규제 속에 은행 대출금을 상환하고자 자산과 사업 일부를 매각했다. 안방보험은 2018년 우샤오후이 회장이 사기횡령 혐의로 18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당국에 인수됐고, 하이난항공을 보유한 HNA그룹은 재정난 속에 자산 일부를 정부에 매각했다.

현재 규제 당국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앤트그룹 간 사업이 독점 형태를 띠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독점으로 확인될 경우 그룹을 상대로 취할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알리페이는 중국에서만 10억 명이 사용하고 있는 앱으로, 소비자의 개인 신용 정보 상당수를 보유하고 있어 당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앤트그룹이 내년 10월 IPO 제출 만료 시한 전까지 상장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다시 처음부터 절차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문제는 규제 당국이 아직 구체적인 지침도 확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소식에 대해 그룹 측은 “지난달 2일 열린 당국과 마윈의 회담은 회사 기밀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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