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입력 2008-11-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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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값 하락, 인기 주거지 침체 등

국내 부동산시장이 2년6개월이 넘도록 침체 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시장이 요동치고 있고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3분의 1 가량으로 줄었다. 최근 대주단 결성 등을 통해 건설업계가 '부활'을 부르짖고 있지만 상황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27일 부동산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강남구 3.3㎡ 전세값은 9개월 만에 900만원 선이 무너졌다.

강남구 뿐 아니라 서초구와 송파구 등 이른바 인기 주거지역인 서울 강남권 일대 전세값이 모두 동반 약세를 보이는 상태다.

전세값은 매매가와 달리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시장가격이 형성된다. 때문에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실물경기와 밀접한 지수로 인식된다. 결국 전세값 약세는 주택시장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전세값이 올 가을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것이 지난 9월부터였던만큼 전반적 경기불안이 전세값 약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센터장은 "매매가의 경우 '미래 발전 가능성'이란 일종의 거품을 담고 있어 시장 가치를 절대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반면 전세가는 실물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전세가가 급락할 경우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세값 약세가 두드러졌던 지난 2004년의 경우 주택시장에 철퇴를 휘두르던 참여정부마저도 부양책을 고민하게 만든 시기였다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다.

주택거래 건수 역시 사상 최저 기록을 갱신 중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 간 주택거래신고 건수는 7개월만에 상승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의 경우 한달간 거래건수가 5090건으로 지난 2006년1월 실거래가 신고 개시 이후 최저치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 동월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 인기주거지역의 선행적 하락도 주택시장 장기 침체의 '시그널'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남권과 5대 신도시 등 실수요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주거지역들은 2년째 이어지는 침체에 빠진 상태며 지난 여름까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강북의 신흥 주거지격인 이른바 '노도강' 지역도 10월 이후 하락세다.

기존 주택시장이 극도의 침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신규 분양시장은 아예 논의거리도 되지 않는다.

최근 분양한 용산구 신계동 대림e-편한세상의 경우 분양권 전매금지 해제 이후 처음으로 선 보이는 아파트라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으며 최근 3순위 내 청약접수를 마쳤지만 프리미엄이 활발하게 붙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신계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도 높았고, 기존 집값도 떨어지는 마당에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될 분양권은 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층이 나쁜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도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권과 건설사 등이 대주단을 결성했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에서 건설사들이 대주단을 형성한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건설사를 살려 주택을 늘리는 게 우선이 아니라 경기 부양을 통해 부동산시장의 근간인 주택거래 시장부터 활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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