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협회장 둔 건설사, 대주단 가입 "어쩌나"

입력 2008-11-2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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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사 가입 독려해놓고 가입 안 할 수도...

24일 1차 종료된 건설사 대주단 가입 여부를 놓고 건설업계의 눈치 작전이 치열하다. 특히 이 가운데 건설 관련 협회장이 맡고 있는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대주단 가입 압박이 더 심한 상황이다.

현재 건설사 대표이사가 회장을 맡고 있는 건설 유관 협회는 크게 세 곳이다.

업계 최대 협회인 대한건설협회와 40개 대형 주택건설사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 그리고 7000여개 중소 주택건설사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반도건설 오너인 권홍사 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권 회장은 올 초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회장에 재선임된 바 있다.

또 한국주택협회의 경우 신훈 현 금호아시아나그룹 부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주택건설협회는 김영수 신창건설 대표가 회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특성상 정부가 추진 중인 건설업계 대주단 가입을 적극 독려해야하는 입장이다. 때문에 각 협회장들은 대주단 가입이 가시화된 지난 10일부터 약 2주간 누구보다도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실제로 건설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한건설협회 권홍사 회장은 건설사들의 대주단 가입을 위해 은행권과 잇딴 협상 테이블을 가진 바 있으며 이후에는 가입 독려 차원에서 건설사들에게 수차례 가입 권유 공문을 보냈을 정도다.

주택협회 신훈 회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신 회장의 경우 대주단 가입을 꺼리는 대형 건설사들의 모임인 주택협회장인만큼 그에게 주어진 '미션'은 더욱 크다.

주택협회에 따르면 신 회장은 대주단 가입 기한이 1주일 연장된 11월18일 이후 3차례 가입 독려 공문을 건설사들에게 보냈으며 보안 유지를 위해 협회가 직접 가입신청서를 받아 전달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심지어 신 회장은 '청와대 지시'라는 내용을 공문에 첨부해 구설수에 빠지기도 했다.

회장들의 고민은 이 뿐이 아니다. 자신들이 앞장 서서 대주단 가입을 독려했던 만큼 회장들이 대표로 있는 건설사들도 '솔선' 차원에서 가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이라는 두 개의 대형 건설사를 거느린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건설부문 부회장인 신 회장의 고민은 클 수 밖에 없다.

이들 업체들은 대주단 가입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한 건설 유관협회 관계자는 "대주단 가입이 회장단의 공식 입장이기는 하지만 개별적인 회사 내부 사정이 있는만큼 협회가 회장 회사는 가입해야한다고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도의상 대주단 가입 압박이 있는 것만큼 사실"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4일 종료된 대주단 1차 가입 신청 결과 10대 건설사 중 대주단에 가입한 회사는 한 곳도 없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 3위권인 대우건설의 경우 대주단 가입 신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주단 가입 의사는 없다"라면서도 "향후 어떤 계기가 있어 방침이 바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 20위권인 금호건설의 대주단 가입 여부도 관심사다. 금호건설의 경우 실제로 대주단 가입이 대우건설에 비해 필요한 상황인데다 대우건설 인수 전까지 신 회장이 직접 회장으로 재직했다.

금호건설 역시 대주단 가입을 부정하고 있으며 또 신 회장의 주택협회장 재직과도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10대 건설사들이 대주단 가입을 거부한 만큼 금호건설과 같은 20위권 업체들이 가입 압박이 들어오면 대주단 가입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다.

반도건설도 권홍사 회장이 건설사들의 대주단 가입을 적극 독려한 바 있고 권 회장 스스로도 대주단 가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반도건설의 대주단 가입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권 회장의 경우 건설사들의 일괄가입을 주장했던 만큼 일괄가입으로 갔으면 무조건 가입했을 것이지만 일괄가입이 좌절된만큼 가입 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다"며 "권 회장 스스로 대주단이 업계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는만큼 반도건설이 대주단에 이미 가입했거나 향후 가입할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중소형 주택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의 경우 사정이 조금 다르다. 국토해양부가 대주단 가입시기로 못박은 24일은 주로 10대 건설사들을 비롯, 100위권 내 대형업체들이 대상이다. 주건협 관계자도 "협회가 공식적으로 대주단 가입을 독려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대주단 가입이 일단 물건너 간만큼 중소형 건설사들의 대주단 가입이 본격화되면 주건협의 중재 역할도 중요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김영수 주건협 회장이 대표로 있는 신창건설 역시 대주단 가입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상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관련 협회장을 맡고 있다고 무조건 대주단에 가입할 이유는 없지만 솔선 차원에서 대주단에 가입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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