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본, 미국 부동산 시장 큰 손으로 부상

입력 2020-11-19 15:05 수정 2020-11-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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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체 해외 투자자 중 10위...올해는 3위로
장기 세입자 있는 건물, 교외 지역 등 골라 구매
WSJ “중국과 유럽 빠져 나간 자리 한국이 채워”

한국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자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부 규제 등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가 줄어든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거나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교외 지역의 자산들을 골라 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기금과 보험사를 비롯한 한국 투자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공격적 매수자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해외 자본의 미국 부동산 투자 가운데 한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8.6%로, 3.7%를 기록한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 자본의 투자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8% 늘어난 15억6000만 달러(약 1조7200억 원)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투자 규모가 큰 나라는 캐나다와 독일뿐이었다. 1년 전만 해도 한국의 미국 부동산 시장 투자 규모는 전체 10위였다.

한국 투자자들은 장기 세입자가 머물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창고나 오피스 빌딩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한국 기업 솔브레인홀딩스가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오피스 건물 3개를 1억6000만 달러에 매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로스엔젤레스(LA) 인근 창고들로 진행됐던 18건의 입찰에선 9건이 한국 투자자의 품에 안겼다. 또 아마존이 10년 간 임대한 시애틀 소재 6억 달러 규모의 오피스 타워에는 입찰자가 12명이나 몰렸는데 이 중 4곳이 한국 출신으로 전해졌다. 최종 입찰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동산 서비스업체 뉴마크의 알렉스 포셰이 해외자본시장 책임자는 “한국의 제시액이 가장 높았고 그들이 가격 경쟁을 주도했다”고 WSJ에 귀띔했다.

WSJ는 “최근 몇 년간 중국 투자자들이 중국 정부의 자본 통제로 미국 시장에서 빠져나갔고, 다른 외국 투자자들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우려로 투자를 꺼렸다”며 “반면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커졌다”고 설명했다.

제프 프리드먼 메사웨스트캐피털 공동 창업자는 “유럽이나 미국 투자자들과 달리 한국 투자자들은 작은 도시나 교외 지역에도 건물을 사고 있다”고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들이 전염병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첨언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0) 금리 정책으로 헤지 비용이 낮아진 점도 한국 투자자의 공격적 매수의 원인으로 꼽힌다. 연준은 이달 기준금리를 현행 0.00~0.25%로 동결했다.

뉴마크의 포셰이 책임자는 “외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땐 일반적으로 환율 변동에 대비해 헤지를 한다”며 “헤지 상품의 원가는 미국과 해당국의 금리 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달러 대비 원화의 헤지 비용은 투자 금액의 2% 수준이어서 한국 기업들이 미국 투자자들과 부동산 경쟁을 하기가 어려웠다”며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헤지 비용이 약 0.1%로 줄어들면서 그들은 환율 변동에 대비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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