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에 쿠팡·SSG닷컴이 없었다면?

입력 2020-10-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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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나라를 덮친 2월, 지방에 살고 계시는 처가 어르신들이 걱정됐다. 처가는 코로나19에 가장 먼저 된서리를 맞은 대구다.

죽을 병인지 전염력만 빠른 바이러스인지 설왕설래가 오가던 2월 말 지인들과의 주된 대화 주제는 마스크 확보와 어르신들 ‘집콕’ 문제였다. 한번 걸리면 폐가 망가진다더라, 노인한테는 특히나 치명적이다라며 으름장을 놔도 70대 어르신들을 설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라며 평생 해오던 새벽 운동을 멈추질 않으신다던 친구 아버지, “감기와 별 차이 없다더라”면서 매일 찬거리를 사러 시장에 들르신다는 대학 동기 어머니 등은 낯설지 않은 주변의 풍경이었다.

그 순간 뇌리를 번쩍 스친 것은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쿠팡’과 ‘SSG닷컴’, ‘홈플러스 온라인몰’ 등이었다. 경북 산간 오지가 고향이라 배송 가능 지역이 아니라는 동기 친구의 탄식 뒤로 처가엔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내겐 그마나 안도감을 줬다.

우리 가족의 ‘집콕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실내 헬스 자전거도 선물로 보내고, 일주일에 한번은 대량으로 식재료를 배달시키며 집 안에서만 머무르시길 당부드렸다. 가끔은 드시고 싶은 음식을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로 대신 전하며 못 찾아뵙는 죄송함을 달랬다.

외신들은 앞다퉈 K방역을 극찬한다. 질병관리청과 의료진의 노고, 성숙한 시민 의식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내 입장에선 하나를 더 보태자면 이커머스와 배달시스템이 방역의 첨병 역할을 해주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신선식품 배송에 나선 기업들 중에는 쿠팡 같은 이커머스 전문 업체도 있지만 SSG닷컴이나 홈플러스처럼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쿠팡은 늘 이용할수 있는 반면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날에는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하는 업체는 이용할 수 없다.

대형마트는 늘 규제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방역 일선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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