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빈곤 보고서①] 소비 줄고 외부활동 끊겨… 4명 중 1명만 ‘삶 만족’

입력 2020-10-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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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생산직·일용직 일하다 ‘질 좋은 일자리’로 이동 못해… 건강까지 악화, 인간관계 단절

빈곤은 단순히 ‘돈이 없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소비가 줄고, 외부활동도 준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서서히 인간관계도 끊어진다. 남는 건 고립감과 외로움, 삶의 만족도 저하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와 ‘2020 고령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노후를 준비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노인(65세 이상)은 전체 노인의 48.6%였다. 특히 여자는 이 응답이 39.3%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은 노인 빈곤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2018년 은퇴연령층(66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였다. 지난해 60세 이상의 소득 만족도와 소비생활 만족도는 각각 10.5%, 11.9%였다. 성인 전체와 비교하면 소득 만족도는 3.6%포인트(P), 소비생활 만족도는 4.9%P 낮았다.

미흡한 노후 준비로 인한 빈곤은 생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노인의 인간관계 만족도는 44.6%로 13세 이상 전체 인구(51.4%) 대비 6.8%P 낮았고, 사회·경제적 성취에 만족하는 사람의 비중도 21.8%로 6.5%P 낮았다. 사회관계망 측면에선 ‘갑자기 많은 돈을 빌려야 할 때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는 응답이 33.4%에 불과했다. 소득 부족, 건강 악화에 더한 사회적 고립은 곧 삶의 만족도 하락을 의미한다. 삶에 만족하는 비율이 전 연령대는 39.1%였는데, 노인층에선 25%에 불과했다. 전년보단 4.9%P 하락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지난해 ‘연령대별 삶의 만족 영향요인 분석과 정책과제(김성아·정해식, 보건복지포럼 제270호)’ 보고서에서 “연령이 높을수록 다양한 ‘곤란’ 영역에서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삶의 만족을 저해하는 정도가 크다”며 “국민의 만족스러운 삶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거주지역에 기반을 두고 연령대를 고려한 생활 전반적 영역의 사회적 지지체계를 구축하는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높은 배경 중 하나는 현재 노인들이 경제활동을 시작했던 1970년대 전후 낮은 근로조건이다. 전태일의 분신(1970년)으로 대변되는 열악한 노동시장에서 당시 대다수 생산직·건설직 근로자는 성장을 앞세운 병폐적 저임금에 착취당하고, 부흥기인 1980~1990년대엔 경력관리 실패로 ‘질 좋은 일자리’로 이동하지 못했다. 보사연이 6월 발간한 ‘노인 빈곤 원인에 대한 고찰: 노동시장 경험과 가족구조 변화를 중심으로(이주미·김태완)’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들의 경제활동 당시 근로형태는 현재 빈곤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현재 가난한 노인들의 경제활동 당시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중장년층을 그대로 둘 경우 이들이 미래의 가난한 노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사연은 보고서에서 “미래 노인 빈곤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에서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정착, 기업 규모별 복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출 부담이 큰 비목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가족구조 변화를 경험한 경우 돌봄기능 강화, 정서 지원, 특히 가족구조 변화에 취약한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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