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 내년 사업계획 "엄두도 못 내"

입력 2008-11-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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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적체로 분양계획 못 세워

최근 정부가 잇따라 건설업계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주택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건설업체, 특히 주택 전문 중견 건설업체들이 내년 분양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체 건설사들이 올초 목표한 분양물량은 전국 504곳, 26만4925가구였으나 11월 현재 분양실적은 403곳, 19만7926가구에 불고하다가. 무려 101곳, 6만6999가구가 분양을 제때 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주택 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중견건설사들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우선 우림건설은 올 초 사업지인 경기 평택 청북지구 사업 자체를 매각했다. 이 회사는 성남 상대원동 산업단지 내 아파트형 공장 '우림라이온스 밸리' 2,3,5차 분양과 경기 광주 송정동·구미 공단동 '우림필유' 각각 368가구와 406가구 분양으로 올해 '농사'를 끝내야 했다.

풍림산업의 경우 올해 분양예정 사업장 7곳 중 5개 사업장만 분양했다. 대전 '금강 엑슬루타워' 주상복합아파트 전체공급 가구 수의 50%인 1151가구를 3일동안 25% 할인 판매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풍림산업 관계자는 "대전의 할인 분양은 미분양 발생을 우려해 3일간만 실시한 것"이라며 "미분양이 많지는 않지만 미분양을 안고 내년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드메르디앙 브랜드를 앞세워 활발한 분양 활동을 폈던 월드건설도 올해는 분양 실적이 대구 재건축 사업 100가구에 불과하다. 최근 자금 확보를 위해 '사이판월드리조트'와 부산 금정구 잠전동 주택사업용지를 매각한 상황인 이 회사 역시 내년 분양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아파트 브랜드 '린(LYN)'을 론칭하고 양주 고읍지구를 시작한 활발한 공급에 나섰던 우미건설 역시 올해는 사업실적이 부진 그 자체다.

당초 올해 평택 청북, 대전 서남부지구, 김포 한강신도시 등에서 50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의 사업실적은 천안 청수지구 724가구가 유일하다. 그나마 분양 실적도 회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여러 가지 요소들로 인해 승인이 미뤄질 수도 있어 내년 분양계획을 잡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 김포한강신도시 분양을 비교적 순탄하게 마친 우남건설은 중견업체 중에서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향후 사업계획 수립에는 소극적인 상황이다. 당초 우남건설은 '시흥능곡우남퍼스트빌2차'를 올 12월까지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내년으로 미뤘다.

우남건설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내년에는 미분양 해소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건설업체들의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최근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서 대규모 '일감'을 만나게 됐다. 특히 조합 도급사업인 재건축, 재개발사업의 경우는 일반분양이 많지 않아 미분양으로 인한 고민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건축, 재개발 수주전에서 대형업체에 밀릴 수밖에 없는 중견업체들은 일반분양이 100%에 달하는 택지지구 사업 등에 매달릴 수밖에 없어 미분양 가능성이 훨씬 큰 상황이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는 건설업 유동성 지원 방안이나 시장 활성화 방안 모두 대형 업체에만 유리한 대책"이라며 "건설 산업의 중간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중견업체들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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