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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터닝포인트] 팩트와 오보…날카로운 경계선

입력 2020-09-28 17:00 수정 2020-09-28 18:21

산업부 차장

“300년 뒤 서울시 폭염으로 50여 명 사망…기후 온난화 문제 심각”

폭염이 극성을 부리던 어느 여름날, 기후학회 세미나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앞다퉈 지구 온난화 현상을 경고하고 나섰다.

많은 언론매체가 이들의 엄중한 경고를 기사로 옮겼다. 그랬더니 온라인 기사에 냉소적인 문체로 이런 댓글이 달렸다.

“내일 날씨나 맞혀…”

자꾸만 엇박자를 내는 기상청 예보에 대한 투정이었다. 나아가 당장 내일 날씨도 못 맞히는데 300년 뒤 불볕더위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한 비아냥도 섞여 있었다.

이 시점에서 따져보자. 기상청이 내일 날씨를 예보했고, 언론사는 이를 인용해 날씨를 보도했다. 그런데 날씨가 제대로 엇나갔다. 그렇다면 언론사는 오보를 낸 것인가?

지난 시절을 더듬어 보았다. 이름 뒤에 ‘기자’가 붙어 다닌 이후 지금까지 ‘진실과 오보’의 날카로운 경계선에서 하루하루를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다.

언론사 오보의 배경 가운데 하나가 단체와 기관, 나아가 개인의 입장표명이다. 정부부처는 물론 심지어 청와대 발표조차 고스란히 보도했다가 ‘오보’라는 굴레에 빠져 두들겨 맞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지는 보도자료 역시 하나의 팩트를 중심으로 수많은 거짓을 주렁주렁 달고 등장한다.

모 자동차 회사는 "사전계약 돌풍"이라는 자료를 냈다. 따져보니 최근 15년 사이 가장 저조한 기록이었다. 전후 사정을 알았던 기자들은 이를 무시했다. 그런데 보도자료를 고스란히 옮기는 매체가 더 많았다.

자칭 기관이라는 곳들의 자료도 검증이 필요하다. 재계를 분석하는 한 연구소는 자동차 업계의 임원 추이를 분석해 보도자료로 냈다. 자료의 근거는 기업의 공시였다. 통신사부터 경제지와 종합지들이 이를 옮겨다 기사화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자료는 틀렸다. 기업별로 공시하는 임원의 직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시만 봐서는 기업의 임원 변동 추이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

해당 연구소 측에 이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물론 명확한 답변은 없었고, 그 이후 보도자료를 보내지 않고 있다. 물론 그들의 자료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숫자를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때도 있다. 신차 결함이 반복될 때 이를 교환 또는 환불받을 수 있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레몬법’이다.

올해 초, 시민단체 한 곳이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골자는 “교환과 환불 사례가 0건”이라며 관련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통신사부터 경제지와 종합지들이 이를 기사화했다.

레몬법과 관련해 국토부 산하 ‘결함ㆍ하자 심의위원회’는 이런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발만 동동 구른다.

교환과 환불 사례는 0건(당시 기준)이 맞지만 수많은 제조사가 교환 및 환불 명령 이전에 소비자와 합의한다. 강제적인 교환 또는 환불로 뉴스에 오르기 전, 합의를 마치는 셈이다.

레몬법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제조사의 자발적 교환과 환불 끌어내는 순기능을 지니고 있다.

오늘도 쏟아지는 뉴스의 바닷속에서 수많은 언론사가 허우적대고 있다. 그 속에서 경쟁하듯 '팩트 체크'를 내세우고 있다. 기자 역시 이제껏 쏟아지는 모든 보도자료와 입장자료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다만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일방적으로 기사만 쏟아내는 시대는 지났다. 댓글, 나아가 기사와 관련한 제보가 진짜 팩트를 가려내는 출발점이 된다. 더는 기자 혼자만 진실을 가려내는 시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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