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만두면 되겠네요”…법원 “사직 의사표시 아냐”

입력 2020-10-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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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사 최모 씨는 업체의 실질적인 운영자 이모 씨와 갈등을 빚었다. 두 사람이 언쟁하던 중 이 씨가 “더는 같이 일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최 씨는 “내가 그만두면 되겠네요”라고 받아쳤다. 말다툼 이후 최 씨는 제빵실로 이동해 일했다. 이 모습을 본 이 씨는 “나간다고 하더니 왜 일을 하고 있느냐”고 했다. 최 씨는 결국 짐을 싸 사업장을 나왔다.

최 씨는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지방노동위원회 구제를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노동위는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 씨가 자발적으로 사직 의사를 표시해 해고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원은 최 씨의 손을 들어줬다. 최 씨가 자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씨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최 씨가 중노위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 씨가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는 의사를 표현하고 제빵실로 가서 근무하고 있었다면 진정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해석하기 어렵다”며 “이 씨가 다시 최 씨에게 일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것이 최 씨가 사업장을 떠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최 씨에 대한 해고가 인정되고 (이 씨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해고는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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