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갑질에 에듀테크 기업들 ‘속앓이’

입력 2020-09-07 19:04 수정 2020-09-0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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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공정 제휴 잇달아

#1. “코로나 19로 비대면 교육이 확산되다 보니 통신사·포털과 제휴를 맺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보를 극대화하려면 다소 불리하더라도 제휴를 맺어야 하는데, 콘텐츠를 헐값에 넘기려다 보니 기분이 영 좋지 않네요. 이러다가 통신사나 포털 등 대기업이 에듀테크 업계를 모두 잠식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통신사와 교육콘텐츠 제휴 협력을 준비 중인 에듀테크 업체 A사 대표의 하소연이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교육 서비스에 투자를 강화해 온 에듀테크 업계가 대기업의 횡포에 속앓이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면 방식의 학습지에 주력했으나 비대면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의 포털과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대기업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서다. 대기업과 제휴 과정에서 불합리한 수익 배분 등으로 제휴를 중단하는 업체가 생기는 가하면 특허 등 주요 서비스 보호 차원에서 아예 협력 자체를 포기하는 업체까지 속출하고 있다.

7일 에듀테크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교육 강화로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 업체들은 교육업체를 인수합병(M&A)과 업무협약 등을 통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에듀테크 업체와의 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제휴가 가장 활발한 곳은 통신사다. KT는 코딩 교육 전문 기업 ㈜마르시스에듀와 원격교육 제휴를 맺은 것을 시작으로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 스콜라스틱 리더스, 에듀윌, 대교 독서 홈스쿨링 서비스인 ‘대교 상상Kids 북클럽’, 교원 레드펜 등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은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과 손잡고 Btv ‘ZEM키즈’에 영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고, 천재교육 초등교과서 ‘밀크T’를 서비스한다. LG유플러스는 영어전문 YBM ‘영어레벨테스트’를 시작으로 비상교육 AR 유아 영어 ‘챌린지’, 웅진씽크빅 ‘웅진북클럽’ 전집 스마트콘텐츠 사업, 한솔교육 영유아 영어 등을 제휴했거나 추진 중이다.

제휴 과정에서 불공정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이 계약을 주도하면서 중견·중소 업체인 에듀테크 업체에 불리한 조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

B 업체는 통신사 IPTV에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하기로 했지만 금액이 턱없이 적어 울며 겨자 먹기로 협약을 맺어야만 했다.

C 업체는 아예 처음부터 유료비용을 받지도 못하고 콘텐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다. ‘코로나’ 시국에 최대 1000만 명의 유료 시청자를 보유한 IPTV 업체와 콘텐츠 교류를 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이 업체는 현재 무료콘텐츠를 계속 제공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D 업체는 기존 제휴 통신사와 협력을 끊고, 새로운 통신사와 계약을 맺으려 하지만 소위 ‘보복’이 두려워 냉가슴을 앓고 있다. 현재 제휴 통신사가 주는 유료콘텐츠 비용이 적어 새 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싶지만 한번 제휴가 끝나면 다시 같은 통신사와 협력하기 힘든 구조여서다. 소위 ‘찍힐까 봐’ 제휴를 끊지 못한다고 하소연한다.

한 에듀테크 업체 대표는 “포털과 통신사 눈치를 보며 제휴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근심이 더 커졌다”라며 “에듀테크 업계가 민간 시장이지만 정부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합리적인 제휴를 맺는지, 대기업의 횡포가 없는지 정도는 점검해 줄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모 통신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에 맞춰 언택트 에듀테크 시장에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라며 “일부 중소 에듀테크 업체와 제휴를 하는 과정에서 불만 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상생의 큰 틀 안에서 불합리한 계약이 없도록 좀 더 관심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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