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라도 빨리 개발"…국산 코로나19 치료제, 해외로 눈 돌린다

입력 2020-09-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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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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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해외 임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해외 임상이 국산 치료제 개발 속도를 당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해외 각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에 착수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물론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고 환자 등록을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임상으로 눈을 돌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임상 환자를 원활하게 모집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방역에 성공하면서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나선 기업의 대부분이 환자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여전히 하루 수천 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임상 2상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충분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긴급사용승인을 노릴 수 있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

종근당은 러시아에서 항응고제 '나파벨탄'의 임상 2상에 착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등증 및 중증 폐렴 환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나파벨탄을 10여 일 간 투여해 효과를 확인한다. 임상에 성공하면 국내외 긴급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최근 누적 확진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미국과 브라질, 인도에 이어 전 세계 4번째로 확진자가 많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에서 매일 5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피험자 확보가 쉽다"면서 "빠르면 올 연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서는 일양약품이 5월 일찌감치 백혈병 치료제 '슈팩트'의 임상 3상에 나섰다. 슈펙트는 일양약품이 자체 개발한 국산 18호 신약으로, 국내 개발 신약이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시험에 들어간 첫 사례다.

해당 임상은 러시아 제약사 알팜의 주관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있는 11개 기관에서 145명의 경증 및 중증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일양약품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슈펙트를 수출하고, 그 외 국가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원에서 한 연구원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원에서 한 연구원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풍제약은 남아공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임상 2상을 시작한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임상정보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는 코로나19 성인 환자 250명을 대상으로 피라맥스를 투여하는 임상 계획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등록됐다. 올 12월까지 1차 지표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피라맥스는 5월부터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남아공은 확진자 수 세계 6위로, 지지부진한 국내 임상과 달리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 4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지금까지 19만 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에서는 엔지켐생명과학과 제넥신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달 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후보물질 'EC-18'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회사는 '렘데시비르'의 임상 3상 책임자인 듀크대학교의 울프 교수를 이번 임상의 책임자로 임명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EC-18은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폐렴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2상에 들어간 물질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동시에 개발 중인 제넥신은 미국 관계사 네오이뮨텍을 통해 면역항암제로 개발해 온 'GX-I7'의 임상 1상 시험에 들어갔다. 코로나19 경증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으로, 이를 통해 GX-I7의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인도와 필리핀에 '니클로사마이드'의 IND을 제출해 지난달 11일 인도에서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했다. 연내 투약을 완료하고, 경증환자와 중등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 3상까지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임상 가속을 위해 인도 3위 제약사 맨카인드파마와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인도 임상 결과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허가제출을 위한 자료로도 활용된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셀트리온은 식약처에 이어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이번 임상 이후 경증과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 3상을 진행, 연말까지 중간 결과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밀접접촉자에 대한 예방 임상도 시행해 내년 1분기까지 결과를 얻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임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미팜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이뮨메드, 셀리버리 등이 계획을 공표했기 때문이다.

코미팜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러시아에서 '파나픽스'의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7월 스페인에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3상 계획서를 제출했다. 6월 식약처가 파나픽스의 IND를 반려하면서 해외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흡입치료제(UI030) 개발 계획을 발표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현지법인이 있는 필리핀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UI030은 부데소나이드와 아포르모테롤의 복합 개량신약으로, 천식치료제로 6년간 개발하던 약물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중에 국내 임상을 먼저 신청하고, 허가를 받는 대로 필리핀에서도 임상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미 현지에서 임상을 진행한 경험을 갖추고 있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도 원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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