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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악으로 치닫는 한국 경제, 멀어지는 위기 극복

입력 2020-08-27 17:33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1.3%로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로 동결하고, 함께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서다.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 국면에 들어간 상황이 반영돼, 지난 5월의 전망치 -0.2%에서 대폭 낮아졌다. 한은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수출 감소가 지속되고,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는 이유를 꼽았다.

예상보다 큰 폭의 하향조정이다. 국내외 분석기관들보다 비관적이다. 최근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9개 해외 투자은행(IB)의 전망치 평균과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예측은 모두 -0.8%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0.5%를 제시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없다는 전제에서 -0.8%, 재확산의 경우 -1.8%를 예측했다.

한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이래 22년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컸던 2009년에도 0.2%의 플러스 성장을 이뤄냈다. 그만큼 위기의 심각성이 크다. 한은의 -1.3% 전망도 희망적 기대가 작용했다.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각각 2% 수준의 플러스로 반등해야 달성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2.2%까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주열 총재도 코로나 확산이 가속화하면 더 비관적 상황에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정부가 그동안 낙관론을 강조하면서 경기의 V자 반등을 기대한 것과는 거꾸로다. K방역의 성공이라며 들떴지만 한순간의 방심으로 코로나19는 겉잡기 어려운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27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가 441명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의 방역 강화도 불가피하다. 방역조치가 상향되면 국민의 경제생활 마비로 성장률이 더 큰 폭 떨어지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는 대응 방안도 마땅치 않다. 정부는 그동안 세 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돈 풀어 경기를 지탱하는 데 집중했다. 추경의 규모만 59조 원이다. 다시 4차 추경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재정 여력이 바닥나 나랏빚을 더 일으켜야 하는 상황이고, 한은은 실효하한에 이른 기준금리를 더 낮출 수도 없다. 상반기에 쓸 수 있는 거시경제 정책은 이미 다 써버린 상황이다.

민간의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것 말고 달리 돌파구가 없다. 재정 의존의 한계가 뚜렷한 만큼, 민간 기업의 투자를 유인해 고용을 늘리고 소비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경제 정책의 전면적인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도 기업 정책은 규제의 벽만 높이고 시장의 자유를 억누르는 방향으로 계속 퇴행(退行)하고 있다. 위기 극복이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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