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잡으려다…중산층 실수요자 잡나

입력 2020-06-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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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서 전세대출 받아 3억원 초과 집 사면 전세대출 즉시 회수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이투데이DB)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이투데이DB)

6ㆍ17 부동산 대책에선 규제 '끝판왕'에 가까울 정도로 고강도 규제 방안을 대거 쏟아냈다. 앞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 등 일대에선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집을 살 수 없게 된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시가 3억 원이 넘는 집을 사는 경우도 전세대출 보증 제한 대상자가 된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되레 박탈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차단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실수요 요건 및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수요자들조차 당장 집을 사기보다 내 집 마련에 일단 신중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갭투자 방지 대책이 일부 효과는 발휘하겠지만 실수요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간 전세대출 보증 제한은 시가 9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보유하는 경우로만 한정했다. 전세대출을 받은 후 9억 원이 넘는 주택을 사들일 경우 대출금은 즉시 회수됐다. 하지만 앞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시가 3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는 경우도 전세대출 보증 제한 대상자가 된다. 전세대출을 받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3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면 전세대출은 즉시 회수된다.

정부가 이처럼 갭투자 봉쇄에 나선 건 갭투자 비중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서울의 경우 올해 1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 중 48.4%였던 갭투자 비중이 지난달 52.4%로 전체 거래의 절반을 넘어섰다. 수도권과 지방에선 일명 '꾼'들이 원정대를 이뤄 저평가된 곳을 찍고 갭투자에 나서 시장의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번 대책으로 갭투자의 움직임엔 일단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갭투자엔 실수요자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집값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른데다 청약시장은 고가점자들이 장악하면서 진퇴양난에 놓인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자금 부족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조건 갭투자라고 판단해 막을 경우 실수요자가 집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갭투자를 막기 위한 대출 규제가 서민들의 자금 부담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다"며 "과도한 규제가 서민들의 주택 갈아타기 기회를 봉쇄되는 등 오히려 실수요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안그래도 불안한 전세시장이 갭투자 규제로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세난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를 구입하려는 무주택자는 대출에 큰 제한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 구입시 불이익이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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