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과감한 경제 재개...‘선진국 클라쓰’ 체면 세운 메르켈 리더십

입력 2020-05-07 15:21 수정 2020-05-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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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 전면 재개, 분데스리가 이달 중 개막 -코로나 와중에도 공장가동률 80%...中 반면교사 선제대응 주효

주요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팬데믹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동안 체면을 차린 유일한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치명률도 가장 낮은 데다 주요국들이 경제를 전면 봉쇄한 와중에도 독일의 공장 가동률은 80%에 달했다. 여기다 경제도 가장 먼저 과감하게 재개키로 하면서 위기 국면에서 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운 앙겔라 메르켈의 리더십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영국 등 선진국들이 코로나19 대응에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독일이 선진국 중 가장 먼저 과감한 경제 재개 시동을 걸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16개 주의 주총리들과 회상회의를 하고 경제 활동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골자는 접촉 제한을 유지하되 일부 내용을 완화하는 것이다. 독일은 지난 3월 16일부터 공공시설 운영 및 종교 모임 금지, 생필품점을 제외한 일반 상점 운영 금지 조치를 한 데 이어 같은 달 23일부터는 2인 초과 접촉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800㎡ 이하 규모 상점의 경우 이미 영업을 재개한 곳도 있지만 이날 결정으로 매장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상점이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다만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해야 한다. 또 일부 학교가 등교를 허용한 데 이어 이제 전 학년을 대상으로 점차 확대해 여름 방학 이전까지 모든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독일 프로축구 리그 ‘분데스리가’ 시즌도 개막한다. 5월 15일부터 무관중으로 경기가 재개된다. 이로써 분데스리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개되는 유럽의 첫 축구리그가 된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여유가 생겼지만, 여전히 주의해야 한다”면서 “전염병 유행의 첫 단계를 넘어섰지만, 질병과 싸움에서 아직 초기 단계”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는 6월 5일까지 연장하고, 감염이 국지적으로 재확산할 경우 제한조치가 부활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BBC는 유럽국 가운데 코로나 타격이 가장 적었던 독일이 가장 먼저 경제 재개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일은 사망자가 7000명 미만으로 영국·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훨씬 적다.

이처럼 독일이 선진국 체면을 유지하면서도 공장 가동률이 80%에 달한 노하우도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코로나19 창궐 국면에서 이웃국들과 달리 기업에 공장 가동 선택권을 부여했다. 이에 80% 이상이 공장을 계속 돌렸다.

위기 국면에서 빛을 발한 독일의 위상은 무엇보다 선제적 대응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독일 기업들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근로자 간 거리 확보, 마스크 사용 등 발 빠르게 안전 수칙 매뉴얼을 적용했다. 또 기업들과 주 정부는 확진자 발생 초기에 이들의 접촉자를 추적해 격리 조치했다.

자체적으로 살균제를 생산해 무료로 근로자, 사업 파트너, 고객들에게 나눠준 기업도 있고, 3D 프린터 문 손잡이를 제작해 근로자들이 팔꿈치로 문을 여닫게 만들기도 했다.

독일 기업들은 무엇보다 중국의 상황이 반면교사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은 독일의 최대 교역국으로 기업들 공장 대부분이 중국에 진출해 있다. 코로나19가 중국을 덮치자 현장 상황을 재빠르게 파악해 독일에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던 것이다.

지게차 업체 키온그룹은 “중국을 통해 미리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근로자 간 거리 확보를 위해 공장 구조를 재배치하고 근무 시간도 미리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팬모터 업체 이비엠팝스트는 중국에서 시작된 감염병이 유럽에 도달하기 몇 주 전부터 독일 내 회사에 경고하고, 마스크 확보 전담 직원을 두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이에 10만 개의 마스크 재고를 확보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독일 경제가 코로나19 국면에서는 선전했지만 글로벌 공급망과 수요 붕괴로 인한 타격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발 빠른 대응이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막고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공장 가동률을 80%까지 유지한 독일의 저력이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도 가장 빨리 경제 회복을 이루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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