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이커머스 전성시대' 앞당겨진다

입력 2020-04-19 13:24 수정 2020-04-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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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15년 연속 흑자·쿠팡은 적자 축소…매각ㆍIPO 위한 재무개선 작업이라는 시각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치킨게임이라는 전망이 무색할 정도다. 이커머스 업계에 11번가 등 흑자 기업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맏형 격인 이베이코리아는 15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티몬 역시 올 들어 월 단위 첫 흑자를 기록했고, 유통가 ‘메기’ 쿠팡마저 적자 폭을 축소했다.

외형 성장과 함께 내실도 탄탄하게 다져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언택트(Untact)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이커머스의 미래 전망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밝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매각 또는 증시 입성을 위한 의도된 재무 개선 작업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사진제공=이베이코리아)
(사진제공=이베이코리아)

◇ 이베이 이어 11번가까지… 이머커스, 줄줄이 ‘흑자’ 행진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전년 대비 27% 성장한 61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수수료 기준)은 12% 증가한 1조9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수수료 기준으로 업계 첫 1조 원 돌파다. 이는 오픈마켓 형태로는 이커머스 사상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아울러 2005년 첫 흑자 달성 이후 국내 이커머스 기업으로는 유일한 15년 연속 흑자다.

이베이코리아는 견조한 실적 원인으로 결제와 배송, 멤버십, 초대형 할인행사까지 쇼핑 경험의 전 영역을 포괄하는 고객경험 브랜드 ‘스마일’ 시리즈의 성공적인 안착을 꼽았다.

국내 이커머스 최초로 유료회원 200만 명을 넘긴 멤버십프로그램 ‘스마일클럽’으로 고객 충성도를 확보했다. ‘스마일배송’은 믿을 수 있는 배송과 함께 판매자에겐 재고관리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스마일페이는 올 3월 기준 가입자 수 1450만 명을 넘어서며 선도적인 결제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쇼핑 이벤트인 ‘빅스마일데이’는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하는 등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그간 이커머스 시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과도하게 덩치를 키우거나, 무리하게 제 살 깎아먹기를 하는 등 극단적인 경영 전략을 펼치며 버티는 자가 승자가 될 것이라는 승자독식 구조 전망이 대세였다. 비슷한 상품을 팔아 낮은 가격에 파는 곳으로 소비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흑자 기업이 속속 나타나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의 성장성이 주목받으면서 승자독식 구조가 아닐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11번가도 지난해 연간 기준 1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08년 사업을 시작한 11번가가 연간 흑자를 달성한 것은 2011년 이후 두 번째다. 인터파크도 지난해 16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2011년부터 9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티몬은 3월 1억6000만 원의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국내 기업 중 월 단위 흑자는 2010년 탄생 이후 처음이다.

최근에는 쿠팡마저 재무구조를 개선하며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보다 64%나 증가한 7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어깨를 나란히 한 쿠팡은 영업손실 7205억 원으로 2018년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에 비해 적자 폭을 줄였다. 지난해 직간접 고용을 5000여 명 늘리며 인건비가 1조117억 원에서 1조4246억 원으로 증가했음에도 적자를 줄였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겪은 올 1분기에는 쿠팡이 이커머스 가운데 가장 급격한 ‘로켓 성장’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신세계의 온라인몰인 쓱(SSG)닷컴도 코로나 사태에 선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여기에 오프라인 절대강자인 롯데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도 이달 말 출범 예정이다. 그간 이커머스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이 없었던 롯데는 3년간 심혈을 기울여 온라인몰을 준비했으며 2023년까지 매출 20조 원, 업계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제공=쿠팡)
(사진제공=쿠팡)

◇ 매각·IPO 겨냥한 의도된 ‘재무개선’이라는 시각도

이머커스 업체들의 내실이 탄탄해진 이유는 ‘각자도생’으로 생존 전략을 전환한 이유가 크다. 같은 물건을 싸게 파는 구조에서 장점을 강조하는 식이다. 예컨대 쿠팡은 ‘빠른 배송’, 티몬은 ‘타임커머스’, 11번가는 ‘커머스포털’로 차별화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엔터테인먼트와 티켓, 투어 등에 집중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투자 유치’가 절실하다는 점이 꼽힌다. 상장 또는 매각을 위해 몸값을 높이려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절박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미국 본사가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매각한다고 알려지면서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법인이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부인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업계에서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롯데쇼핑과 이마트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쿠팡도 지난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위워크’ 지원 등으로 큰 손실을 입으면서 추가 투자를 마냥 기다리기 어려워지자 나스닥 시장 상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전망은 밝은 편이다.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손 회장이 일부 지분을 정리한다고 하더라도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상장 혹은 다른 곳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기에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8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11번가도 모회사인 SK텔레콤이 최근 실적콘퍼런스에서 “IPO 대상은 외부 펀딩을 받은 11번가, ADT캡스, SK브로드밴드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상장 추진 사실을 공식화했다.

티몬 역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IPO 주관사 선정 경쟁에 NH투자증권에 이어 미래에셋대우가 참여하며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앞서 참여를 선언했던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와 함께 대형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이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됐다. 티몬 측은 4월 중으로 주관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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