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약이라고 다 같은 공약이 아닙니다"

입력 2020-04-07 17:33 수정 2020-04-0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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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김하늬

“기자님, 기사에 저희 공약이 없다고 하셨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블로그를 통해 공약 내용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별히 신경 써서 마련한 공약인데….”

공약 분석 기사가 나간 후 모 후보자 선거 캠프에서 온 연락이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자 여야가 너도나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때다. 4·15 총선을 2주일 앞두고 있어 성범죄 대상으로 가장 노출되기 쉬운 여성 1인 가구 관련 공약이 잘 마련돼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여성 혼자 사는 비율이 가장 높은 톱3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 중에는 여성 1인 가구를 위한 공약이 아예 없거나 선거공보물에는 ‘한 줄’에 그친 경우가 있었다. 여성 1인 가구 관련 공약은 중요도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대목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국회의원들이 총선 당시 내세운 공약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4년마다 평가하고 있다. 평가 기준은 선거 공보물에 제시된 공식 공약이다. 실천본부 측은 “블로그나 SNS 같은 비공식 공약은 다루지 않는다”며 “후보자들이 말한 공약에는 처음엔 선정했으나 나중엔 취소했단 얘기가 많다. 신뢰성을 위해 시각 증거물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선거공보물 공약만 평가 기준으로 삼는 또 다른 이유는 모든 유권자에게 공약을 알렸는지에 대한 유무다. 선거공보물은 전체 유권자들에게 우편물을 통해 전달된다. 그러나 온라인상이나 현장 발언 등은 모두에게 전달되기엔 한계가 있다.

라틴어의 ‘증거’ 또는 ‘증거물’을 뜻하는 마니페스투스(manifestus)에서 유래된 매니페스토는 ‘과거의 행적을 설명하고, 미래 동기를 밝히는 공적 선언’이란 의미다. 즉, ‘더 이상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요즘같이 졸속·날림 공약이 쏟아지고 ‘포퓰리즘’에 쏠리는 선거전에 필요한 캠페인이다. ‘특별히 신경 써서’ 마련한 공약이었다면, 눈으로 보이는 선거공보물에 진정성을 담아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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