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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물] 김순구 감정평가사협회장 "공공성 확보…국가정책 속 역할 찾아 나갈 것"

입력 2020-03-20 08:00

"데이터 제공 '앱' 서비스 개발…사랑받는 협회로 거듭날 것"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방배로 한국감정평가사협회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방배로 한국감정평가사협회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업자' 꼬리표를 떼어내는데만 48년이 걸렸습니다. 감정평가산업으로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공공성과 전문성을 확보한 만큼 이제 감정평가사들이 국가정책 등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동에서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사진>을 만났다. 그간 공을 들여왔던 감정평가법 개정안 통과라는 성과에도 그는 이제 막 '한 단계'를 넘어선 것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감정평가사들은 보상 평가와 담보 평가 등 국민 재산권과 국가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공공성이 높은 감정평가 업무를 수행해 왔음에도 1973년 제정된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서 '감정평가업자'로 규정되며 지난 48년간 '업자'로 불려왔다.

김 회장은 "전문자격사 가운데 '업자'라는 용어는 감정평가사만 사용하고 있었다"며 "표준지공시지가 조사·평가, 보상감정평가, 담보감정평가, 경매·소송감정평가 등 업무를 수행하는 감정평가사의 전문성과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도 법정 용어 개정은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정평가업이 감정평가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선행돼야 하는 조건이 하나 더 있다고 말한다. 2016년 9월 1일자로 한국감정원법이 제정되면서 감정원이 감정평가 업무에서 철수했지만 여전히 감정원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며 시장 혼란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명칭 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공시가격의 신뢰성 문제도 감정원이 전담하다 보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김 회장은 주장한다.

김 회장은 "몸이 아프면 전문가인 의사를 찾아가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감정평가 업무에서는 비전문가에게 일을 맡겨 불신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감정원은 감정평가 자격증을 딴 전문인력이 200명 남짓이지만 협회에는 4300명, 수습기간을 마치지 않은 인원까지 더하면 4800명이나 되는 전문인력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감정평가사)에게 맡겨 시장가격에 맞게 표준 부동산 가격을 평가하고 개별 부동산 가격을 매길 때 참고하면 된다"며 "세금도 현재 개별공시지가가 과세의 기준인데 표준 부동산을 기준으로 비율을 정하면 불신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정평가협회는 공시가와 관련한 불신 요인이 무엇인지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 보상을 시작하는 3기 신도시의 땅값이 감정평가에 있어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설명하겠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벌써 해당 지역 주민들이 많이 걱정하며 협회까지 찾아오고 있다"며 "그간 2차례 정도 만남을 가졌는데 우리가 감정평가액을 올려준다고 보상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에도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쌓여왔던 불신의 결과"라며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감정평가에 정부 의지가 반영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지만 정부의 지시가 내려 온 적도 없고 내려올 수도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특히 보상지역 감정평가를 할 때 법적으로 개발 이익을 배제해야 하는 부분 등에 있어 충분한 설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부에서 신도시 지정을 한 후 개발 기대감으로 상승한 가격은 감정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주민들은 개발 기대감에 들떠 이런 부분을 간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감정평가업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문제"라며 "평가업무를 수행하는 평가사들과 함께 LH와 주민대책 등이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 회장은 작년 초 회원들로부터 92%라는 절대적 지지율로 재신임됐다. 회원들의 보내준지지에 김 회장은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있다.

김 회장은 "처음 협회장직을 맡으면서 △리마인드(remind) 2018 △리빌딩리빌딩(rebuild) 2019 △그립(grip) 2020이란 구호를 내세웠다"며 "감정평가업계가 어떤 길을 걸어오고 어느 위치에 왔는지를 성찰하고 이를 통해 업계를 제대로 만들기 위한 재설계에 나섰으며 이제 그 성과를 손에 쥐어야하는 시기에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성과가 나오고 있으나 아직 불공정한 금융기관과의 관계, 유사평가행위들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한편, 감정평가사들을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제 역할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안정적 기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공급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법적으로 감정평가사의 역할은 국민재산권을 보호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다"며 "이제 국민들의 실생활 속에 들어가 직접적인 도움을 줘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 곳곳에 4000명이 넘는 평가사들이 얻은 정보를 활용해 국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감정평가사들이 각 지역을 다니면서 얻은 정보 등을 바탕으로 부동산 관련 지수를 만들고 이를 서비스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 '카파랜드'(가칭) 앱을 통해 국민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이게 될 카파랜드에는 실거래가, 비용계산기 등 가격정보와 물건주소, 등기정보 등 기본정보는 물론 교통, 지역개발정보 등 주변 정보 등이 담기게 된다.

특히 동네별 주택과 상가의 ‘적정 임대료’정보를 담은 상가 임차인을 위한 시스템도 구축하고, 선보일 계획이다.

김 회장은 "현재 상권 분석을 제공하는 앱은 있지만 100프로 공급자 중심인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임차인은 상대적으로 정보에서 소외된 것이 사실"이라며 "임대료 지수정보를 제공해 ‘깜깜이’ 임대차 시장 문제를 해소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카파랜드 오픈을 위해 김 회장은 오랜 기간 준비에 나서왔다. 사실상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정보실을 취임과 동시에 정보센터로 격상하고 3개년 계획을 통해 협회 내 가장 큰 조직으로 키운 것이다. 정보센터는 카파랜드 론칭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면 그간의 불신에서 벗어나 사랑받고 인정받는 협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에도 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소통해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 약력

△1959년 충북 괴산 출생 △1978년 충주고 졸업 △1987년 충북대 건축학과 졸업 △1992년 전국금융사업노동조합 한국감정원지부 노조위원장 △2000년 감정평가사 11기 △2013년 대화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 △2014년 한국부동산연구원 이사 △2017년 한국감정평가학회 부회장 △2018년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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