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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로 풀어본 두산중공업 위기와 그후...그룹확산 가능성은

입력 2020-03-15 13:00 수정 2020-03-15 15:47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2017년 10월 24일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발표하자 오랜기간 드러나지 않았던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때 10조 원이 넘는 연간 수주실적은 지난해 2조 원 대로 추락했으며, 수천억 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이제 1000억 원을 넘기기 힘든 상황이 됐다. 직원 중 30% 가량이 회사를 떠났으며, 명예퇴직, 일부휴업 등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그동안 두산중공업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재무 상황은 어떤지, 회생가능성은 있는지 등 회사관계자와 업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궁금증을 면밀히 분석해본다.

Q. 두산중공업의 경영악화는 언제부터 감지됐나.

A. 두산중공업 위기가 감지된 시점을 찾으려면 1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 침체로 여려움을 겪던 자회사 두산건설이 2009년 ‘일산 위브더제니스’ 대규모 미분양 사태 이후 나락으로 떨어지자 2010년부터 두산중공업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두산중공업은 2010년부터 1조 원이 훨씬 넘는 자금을 두산건설에 수혈했다. 2011년 두산중공업 등 그룹 전체가 5000억 원을 지원, 2013년에는 두산중공업 단독으로 8694억 원에 달하는 현금 및 현물 출자를 단행했다. 지원규모는 당시 현금성자산의 95%에 달해 상당히 부담되는 수준이었다.

이 기간(3년)동안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2조 원에서 4조4000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자구계획 이행 중인 지난해에도 두산건설의 유상증자에 3000억 원 규모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건설은 막대한 자금을 수혈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해 말 상장 24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퇴출되며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그동안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건설 외에도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 등 어려운 계열사들의 부실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Q. 자회사 수혈 외에도 두산중공업을 위기로 이끈 요인들은 어떤 것이 있나.

A.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로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신규 수주 성적이 수년간 저조했다. 한때는 10조 원 넘는 수주실적을 기록했던 두산중공업의 신규수주는 2012년에 5조8000억 원으로 반토막나며 이후 몇년간 이 수준에 머물렀다. 그 이후에도 2015년(8조원 대)을 제외하고는 5조~6조 원에 머물렀다. 2011년 23조원 대에 달했던 수주잔고도 2013년부터 뚝 떨어진 15조~17조 원대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매출 위축은 물론 공사 착수지연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도 실적회복 지연에 한 몫했다.

지나치게 발전사업에 의존한 점도 위기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2018년 기준 두산중공업의 매출 비중 기준으로 발전설비가 75%에 달했고 그 외 담수 수처리설비(10%), 건설(9%), 주단(5%), 산업설비(1%) 부문은 비중이 낮았다. 발전설비부문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 흐름에 따른 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 실제 석탄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도 사양세로 접어들었다.

Q. 탈원전 정책이 어려웠던 두산중공업의 생존에 결정타를 친 것인가.

A. 탈원전 정책은 매출의 20%에 달하는 원전사업을 해온 두산중공업의 위기에 "불씨를 지폈다"보다는 "결정타를 쳤다"고 보는게 맞다. 오랜기간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에게 산소호흡기를 떼버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전 정부에서 결정된 7차 전력수급계획에 포함된 원전, 석탄발전소 프로젝트가 현 정부의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빠지면서 10조 원의 수주가 날아갔다. 당장 총 사업비 8조2600억 원에 달하던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이 중단돼 연매출 6000억 원, 영업이익 900억원 이상이 날아가게 생겼다. 또 공론화 끝에 건설재개가 결정된 신고리 5·6호기를 마지막으로 신규 수주가 백지화되면서 2016년 8조 원이 넘던 신규 수주 규모는 지난해 말 2조원 대로 쪼그라들었다. 원전 관련 매출의 수익기여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재무 건전성 악화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두산중공업

Q. 탈원전 정책의 파급력은.

A.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두산중공업의 위기로 끝나지 않고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원전기업이 몰려 있는 경남 창원시는 전반적인 산업쇠퇴로 지역 붕괴에 직면해 있으며 5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의 원전기술을 한 순간에 잃어버리게 생겼다. 특히 경남 지역에 몰려있는 280여 개의 두산중공업 협력업체는 더욱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들 기업의 연간 수주 성적은 호황기 대비 절반가량 줄어들었으며, 그러다보니 매출액도 최소 50%까지 급감한 상황이다. 실제 창원상공회의소가 최근 창원지역 19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BSI) 지수가 64.7을 기록, 11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BSI는 100 이상일 경우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이 2018년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울 3ㆍ4, 신규 원전 백지화 등으로 연인원 1272만 명의 일자리가 공중분해되고 9조4935억 원의 경제 피해가 발생한다고 집계됐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Q. 두산중공업의 재무건전성은 어느정도까지 나빠졌나.

A. 꾸준히 매년 줄어들며 2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간신히 유지해 온 두산중공업이 탈원전 정책 직후인 2018년에는 개별기준 184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작년에는 1000억 원도 넘기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부채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3분기 기준 8조 원에 육박하며, 부채비율은 186%를 기록했다. 과중한 재무부담으로 이자비용도 큰 부담이다. 연간 2000억 원 내외로 발생해 두산중공업이 창출하는 영업이익으로 감내하기 버거운 수준이다.

Q. 두산중공업 생존을 위해 어떤 노력이 이뤄지고 있나.

A. 지난해 4월 DBC(두산분당센터) 지분과 수지기술원을 계열사에 매각해 각각 467억원과 407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5월 4718억 원의 유상증자 진행, 6월 군포토지 매각계약 체결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을 지속해왔다. ㈜두산이 자회사 두산메카텍 지분 100%를 두산중공업에 현물출자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의 지원도 이뤄졌다. 두산인프라코어 등 매출(연결기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자회사 실적 개선도 한 몫 했다.

이와 함께 일부 인력의 계열사 재배치 , 관리인력 순환휴직 등 인력 감소를 통한 고정비용 절감에도 상당한 노력을 쏟았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기술직 및 사무직을 포함한 만45세이상 직원 2600여명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로 한 데 이어 '일부 휴업'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인력 감축, 일감 축소로 인한 퇴사 등으로 두산중공업의 직원수는 2013년 8428명 대비 지난해 3분기 기준 5981명으로 30% 가까이 줄었다.

Q. 회생 가능성은 있나.

A. 두산중공업이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더 유의미한 수준의 자구계획 또는 수익창출력 회복이 수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두산중공업은 신성장동력을 위해 LNG발전 핵심 기자재인 가스터빈 개발, 성장여력이 기대되는 풍력발전 사업 확대, 원전 해체시장 진출 등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탈원전 사업 추락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신사업 특성상 수익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각만이 답이라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Q. 그룹 계열사 전반 위기 확산 가능성은 있나.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을 자회사로 둔 그룹의 핵심인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그룹 전반에 걸쳐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돈다. 특히, 그룹의 주력 계열사이자 지원주체였던 두산중공업의 경쟁력. 수익성 약화로 끊임없이 신용도가 저하되고 있다. 이는 사업지주회사인 두산의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5월 두산중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하향검토)에서 'BBB'(부정적)로 하향 조정했고 두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도 기존 'A-'(하향검토)에서 'BBB+'(부정적)으로 한 단계 내렸다. 실적과 재무상태가 악화된 두산중공업에 대한 지원 부담과 계열 신용리스크의 전이 가능성이 두산의 신용도에 중요한 판단요소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두산중공업 뿐 아니라 두산건설의 잠재부실, 금융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그룹 전반의 과중한 재무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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