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신종 코로나 덮친 외식업계 "저녁 손님이 사라졌다"

입력 2020-02-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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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지침에 따라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장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여의도 한 식당 밖에 부착돼 있다.  (박미선 기자 only@)
▲본사 지침에 따라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장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여의도 한 식당 밖에 부착돼 있다. (박미선 기자 only@)

# 직장인 이 모(30) 씨는 부서원들과 배구 경기 관람을 위해 일주일 전 표를 예매했다가 경기 전날 취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늘면서 사람 많은 곳에 가길 꺼리는 부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배구 경기 관람 후 회식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둘 다 미뤘다.

이 씨처럼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사람 모이는 곳을 피하고,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개별손님 방문이 뜸한 것은 물론 단체 손님 예약마저 취소돼 저녁 장사를 죽 쑤는 식당이 늘고 있다. 새해는 신년회로 단체 손님이 반짝 늘다가 설 연휴 직후엔 단체 손님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없어도 너무 없다”라는 게 식당가의 한목소리다. 오피스 밀집지역인 서울 여의도의 식당 관계자들은 점심 장사는 신종코로나 전과 후 크게 다를 게 없지만, 저녁 장사의 분위기는 점심 장사와 확연히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5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빌딩 지하 1층에서 불고기, 냉면 등을 파는 식당의 점장 장 모 씨는 “신종 코로나 확산이 두드러진 설 연휴 직후부터 단체 손님 취소 건수가 4건이나 됐다”고 말했다. 그는 “100명, 80명, 30명, 20명 이렇게 큰 단체 손님 예약이 4건이나 있었는데 다 취소됐다”라며 “실제로 설 연휴 직후부터 지금까지 단체 손님은 물론 개별손님도 확 줄어 매출이 25~30% 정도 빠졌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인기 회식 장소로 꼽히는 삼겹살집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여의도에 있는 프랜차이즈 삼겹살 전문점은 하루에 50건 정도의 예약을 받는데 신종 코로나가 매스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이달들어 예약 건수가 20~30건으로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포 앞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예약은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부점장 김 모 씨는 “설 연휴 바로 직후보다 이달 들어 예약 건수가 줄어드는 게 확연해졌다. 본사 지침에 따라 중국인 단체 관광객 예약은 받지 않고 있고, 영등포구청에서는 홀에 있는 직원은 마스크 착용 지침을 내려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갈빗집은 룸 위주로 예약이 차고, 홀에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점장 박 모 씨는 “요즘 들어 룸이 없으면 안 오겠다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 가게에 룸이 7개인데 룸부터 예약을 받다 보니 홀에는 저녁에 사람이 거의 없다. 가족 단위나 10명 이상 단체 손님이 거의 안 오니 홀은 저녁에 비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 변화는 밝힐 수 없지만, 이달 들어 예약 건수 중 3분의1은 취소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여행사와 연계해 관광객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은 ‘관광식당’은 저녁 장사는 물론 점심 장사까지 타격이 크다. 서울시 중구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낙지전문점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설 연휴 직후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절반으로 줄었고, 매출도 절반으로 감소했다. 5명 이상 단체 예약은 거의 없고 두세 명이 와서 먹고 가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 씨는 “설 직후엔 단체 예약이 별로 없는 시기긴 하지만, 평소 중국인 단체 관광객 예약 건수는 한 달에 15건 정도는 됐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도 없기는 처음”이라며 밝혔다. 그는 “중구 보건소에서 돌아다니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은 되도록 받지 말아 달라고 하는데 우리도 신종 코로나 때문에 망설여지긴 하지만 돈 벌려면 받아야지 어쩌겠나”라고 하소연했다.

저녁 영업 시간을 단축하는 식당들도 늘고 있다. 외식 브랜드 매드포갈릭은 일부 매장 출입구에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주말을 제외한 월~목요일까지 저녁 영업 시간을 9시까지 임시 단축 운영한다고 내걸었다.

▲신종 코로나로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식음업장.  (박미선 기자 only@)
▲신종 코로나로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식음업장. (박미선 기자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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