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달걀 속 병아리 쪼는 어미닭 되지 말아야

입력 2020-0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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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동반자로 삼아 국민이 바라는 성공하는 검찰개혁, 이뤄가겠다.”

딱 한 달 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취임사다. 그러나 아직도 검찰을 동반자로 보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행보는 검찰을 완연한 ‘적’으로 규정한 것처럼 보인다.

취임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눈 추 장관의 칼날은 매섭게 휘둘러졌고, 소위 ‘윤석열 사단’은 산산조각이 났다. 인사 이후에도 법무부와 검찰의 날 선 공방은 이어졌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비서관의 기소를 두고도 충돌이 벌어졌다.

특히 “법무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 ‘검찰의 제자리 찾기’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고 한 추 장관은 검찰과의 힘겨루기에서 자극적인 표현을 아끼지 않으며 적의를 드러냈다. 검사 인사에 대해서는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표현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건 처리를 두고 발생한 대검 간부 사이의 갈등은 ‘상갓집 추태’로 규정했다. 인사 발령을 앞두고 벌어진 검찰의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는 ‘날치기 기소’라며 격분했다.

지난달 28일 추 장관은 “최근 검찰 사건처리절차와 의사결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하고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들로서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지난 한달을 돌아보면 어미 닭과 달걀 속 병아리가 동시에 알을 쪼아 깨뜨린다는 ‘줄탁동시’(啐啄同時)보다는 어미 닭이 병아리를 쪼아댄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과정이 어떠했건 추 장관이 새로 그려낸 검찰 조직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인사 태풍은 지나갔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의 후속 조치 등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이제는 갈등 국면을 넘어서 국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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