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기업들, 4차 산업혁명 '국가 예산급' 돈줄 푼다

입력 2020-01-02 05:00 수정 2020-01-0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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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넘어 불가역 격차 시동

▲왼쪽 사진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왼쪽 사진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은 업황부진과 산업수요 감소, G2 무역분쟁 등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에 시달렸다. 다음 세대 먹거리를 찾아야할 상황에 현 경영상황 마저 위협을 받기도 했다.

위기극복의 관건은 누구나 알듯 신성장 동력과 기술개발이다. 하지만 종전과 패턴이 달라졌다. 추격자들이 따라올 엄두를 못내는 ‘퀀텀점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전략과 경영 보폭이 눈의 띄게 확대됐다. 단기 투자나 업황 변동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주요 기업별로 중장기 전략을 앞세워 다음 세대 성장동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위기 속에서 경쟁기업을 앞서는 단순한 ‘초격차’ 차원을 넘어서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인 ‘불가역 격차’ 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133조 투자하는 삼성·개인형 비행체 만드는 현대차=먼저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가속도를 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삼성의 디스플레이 사업의 중심을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보다 앞서 4월에도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놨다. 오는 2030년까지 133조 원의 투자와 1만5000명의 고용 창출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이다.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R&D 투자에 그치지 않고 메모리 반도체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낸드 2공장에 80억 달러(약 9조5000억 원) 추가 투자도 공식화했다. 올해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검토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민간 기업과 중국 정부 사이의 협력은 한중 관계 회복의 촉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역시 2025년까지 청사진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담은 ‘2025 전략’을 천명했다. 자동차 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이 골자다.

현대차는 이제 단순하게 자동차를 개발하고 생산해 판매하는 완성차 메이커가 아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과 수소전기차 등 자동차 사업이 전체의 50%를 유지하고, 나머지 50%는 개인형 비행체(PAV) 사업(30%), 로보틱스 사업(20%)으로 세분화한다.

사실상 사업의 절반을 새로운 영역에 집중하는 만큼 투자 규모도 역대급이다. 향후 6년간 61조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구체적으로 올해부터 6년 동안 현재 사업의 역량를 확대하기 위해 41조1000억 원, 전동화·모빌리티·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투자로 약 20조 원을 집행한다. 목표로 삼은 2025년까지 매년 10조 원을 쏟아 붓겠다는 이야기다. 경쟁사들이 자동차에 매달려있는 사이, 미래차 전략에 성큼 다가서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LG그룹 선택과 집중·SK ‘메모리와 낸드 플래시’에 120조 투자=LG그룹 역시 계열사별로 미래 성장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취임 3년차를 맞은 구광모 LG 회장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더욱 강화한다. LG그룹은 판토스와 서브원 등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계열사 LCD사업을 정리하는 등 비주력 사업은 정리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재편을 가속화한다.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해 비용절감에 나섰다. 올해에는 스마트폰 제조자개발생산(ODM)을 저가에서 중가 제품까지 확대하며 원가 경쟁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군살빼기에 나선 LG디스플레이 역시 사업구조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전환한다.

LG화학도 미래 먹거리가 될 전기차 시대를 대비 중이다. 지난해 미국 GM과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했고, 올 상반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다. 2024년까지 전기차 배터리를 발판삼아 전체 배터리 사업 매출을 30조 원 이상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SK도 차기 동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다.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적 성장세를 예견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력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주력 사업인 메모리와 낸드플래시 부문에 12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것도 이와 일맥한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장부지 조성이 완료되는 2022년 이후 120조 원 규모를 투자해 반도체 팹 4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해외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립하며 생산 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100GWh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주요 기업이 중장기 전략을 앞세워 다음 세대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중”이라며 “단순한 사업확대 전략은 자칫 ‘퇴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격차를 넘어 ‘불가역 격차’를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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