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 반기든 조현아…'몽니'인가, '선전포고'인가

입력 2019-12-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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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KCGI, 반도건설, 델타 등 주요 주주들 셈법 복잡해질 듯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그룹 경영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은 '경영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진 데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한진그룹의 삼남매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을 만든 조 전 부사장의 반기는 단순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 아닌 경영 복귀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015년 말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사실상 지금까지 복귀를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지만, 보름만에 동생 조현민 전무의 물컵 사태가 발생하자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지난 4월 선대 회장 별세 이후 조 전 부사장이 ‘공동 경영의 유훈’, ‘가족 간의 협의’ 등을 거론하며 경영 복귀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고 알려졌지만 지난 임원 인사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이 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이 선대 회장의 공동경영 유훈과 달리 동생(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듯이, 내년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까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물밑 전투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 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지난 4월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 이후 이미 예고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최근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

이에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27%로 각각 바뀌었다.

한진그룹 삼남매와 어머니 등 가족들의 지분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향후 가족 간의 지분 이합집산 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2대주주인 사모펀드 KCGI 편에 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진칼 지분 15.98% 보유하고 있던 KCGI는 최근 지분율을 17.29%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델타항공이 10%의 지분으로 조원태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가족들이 반대세력으로 돌아설 경우, 6.28%의 지분을 보유한 반도건설 움직임 모두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명희 고문의 움직임이 관심사다. 일각에선 조 전 부사장이 이번에 제동을 건 것에 대해 그룹 경영 전반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알려진 이 고문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관건은 내년 주주총회 때까지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를 두고 조 회장과 일종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최근 인사에서 조현아 라인으로 분류되는 임원들을 상당수 정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을 고려할 때 조 전 부사장이 일단 경영복귀 후 그룹내 네트워크를 재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만약 조 전 부사장 복귀를 놓고 가족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 전 부사장이 다른 주주들과도 손 잡을 수 있다. 이 경우 조 회장 오너가의 장악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이에 한진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해 행사돼야 하는 만큼 경영진들은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며, 국민과 주주 및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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