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살리는 전기차, 일자리는 죽인다

입력 2019-12-0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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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스바겐 전기차 생산 공장에서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독일 폭스바겐 전기차 생산 공장에서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전기자동차가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자동차 분야 일자리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는 노동력은 기존 차량보다 약 30% 적다. 기존 휘발유 차량은 엔진, 연료 시스템, 변속기 및 기타 복잡한 부품이 들어가고, 연료 분사 시스템에 따라 차량의 성능이 좌우된다. 그래서 내연 기관 및 변속기는 자동차 생산과정에서 가장 노동집약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반면,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변속기가 필요 없고 고정식 단일 기어로 작동하게 된다. 움직이는 부품이 훨씬 적게 들어가는 구조다.

브렛 스미스 미국 자동차연구소 연구원은 “내연 기관 및 변속기는 자동차 제조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면서 “관련 노동자들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 모두가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미 노동부 통계를 살펴봐도 지난해 미국 자동차 생산 공장의 23만5000개 일자리 가운데 약 15만 개가 엔진과 변속기 만드는 일과 연관돼 있다.

자동차 노조도 이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 최대 금속노조인 IG메탈은 2030년쯤 엔진과 변속기 관련 일자리 7만5000개가 사라질 것으로 추산하며 회사와 정부에 일자리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업도 당장은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협상하면서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개발 인력을 외주화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CNN은 지금은 양사가 생산하는 전기차 비중이 적어 사내 인력으로 확충하는데 회사가 쉽게 동의했지만 앞으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기차에서 전기 모터와 리튬 배터리는 기존 차량의 내연기관만큼 중요한 부분이 아니어서, 자동차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이를 외주화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IG메탈과 UAW는 “전기차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합의”라면서 “얼마나 빨리 일어날 것인지의 문제”라고 현실을 인정했다. 다만, UAW는 “전기차 시대로의 이동은 미국 제조업에 재투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저비용 공급업체들에 떠넘겨진다면 그 기회를 날리게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어 “전기차와 부품을 생산하는 고품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예방적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차 시대 준비에 들어갔다. 올해 GM은 세 군데 공장 문을 닫으면서 확보한 자금을 신차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지난주 메르세데스 벤츠는 동일한 이유로 1만 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폭스바겐의 아우디도 전기차와 관련된 일자리 7500개를 없애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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