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헌의 왁자지껄] 테마주 찾아 헤매는 증시

입력 2019-11-13 13:16 수정 2019-11-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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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7일 양돈업계의 재앙으로 꼽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업계는 물론이고 전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날 9시 증시가 개장 직후 돼지열병 테마로 묶인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개장 시각에 열린 정부 기자회견(첫 확진 발표)이 뉴스를 타면서 주가가 치솟았고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추격 매수를 시작했다.

이후 다른 지역에도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내려질 때마다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의 주가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테마주의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들이 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뿐만 아니다. 내년 총선이 5개월이나 남았지만 벌써 유력 정치인들의 테마주 역시 들썩이고 있다. 테마주를 가진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선거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테마주의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정치인이나 이슈의 움직임이 기업실적 향상으로 이어지기도 어렵다는 것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테마주에 손댔다가 손실이 난 사례를 찾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테마주는 주로 시가총액이 작고 주식 유통량이 적은 종목들이 차지하고 있다. 세력들의 주가 핸들링(?)이 쉽기 때문이다. 사업 실적이 좋지 않고 주가가 저점에 있는 업체 역시 테마 세력의 타깃이 되고 있다.

사업이 잘되거나 회사 가치를 보고 투자한 사람들이 많은 회사의 주가는 테마로 띄워도 ‘대박’을 치기 힘들다는 것을 세력들이 모를리 없다.

공교롭게도 테마주들의 주가가 꼭짓점에 있을 때 최대주주들이 지분을 터는 것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최대주주가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은 불법행위가 아니다. 하지만 개미들은 최대주주가 언제 주식을 팔지 모르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 악재를 맞이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런 이유로 테마주들이 활개를 칠 때마다 금융당국이 경고음을 내고 전문가들도 주의를 당부한다. 하지만 개미들이 정치테마주에 끊임없이 뛰어드는 이유는 '나만은 돈을 챙겨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생각은 무모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금력이나 정보가 미천한 개미들이 세력을 상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 어쩌다 운 좋게 한 두 번 돈을 벌었더라도 그 돈이 오래갈리 없다.

투자자들은 다시 한번 다짐해야 한다. 실적과 기업 가치가 뒷받침 되지 않는 주가는 허상이고 망령에 불과할 뿐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테마주에 손을 대는 것은 못된 세력에 자양분을 주는 것이다.

테마주는 누군가의 눈물을 먹고 자란다. 그것이 당신의 눈물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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