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찾는 홍콩 부자들, 해외 계좌 개설 급증에 글로벌 은행들 때 아닌 호재

입력 2019-10-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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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등 다른 허브에 피신처 마련…“아직 대규모 자본유출은 일어나지 않아”

▲홍콩에서 17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가 꽃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홍콩에서 17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가 꽃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홍콩 부자들이 시위가 장기간 지속되는 등 현지에서의 불안으로부터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계획을 세우면서 글로벌 은행들이 때 아닌 호재를 맞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홍콩의 수천 명에 달하는 부자들이 싱가포르 등 주요 금융허브가 있는 나라들에 앞 다퉈 해외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UBS와 HSBC, 픽텟, 크레디트스위스는 홍콩 고객의 해외 계좌 개설이 급격히 늘어난 은행들이다. 소식통들은 홍콩 시위사태가 4개월 넘게 계속되면서 이런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유럽 은행은 “최근 계좌 개설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실제로 예금이 이동한 것은 전체 홍콩 고객의 1% 미만”이라며 “여전히 홍콩의 손실은 동남아시아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고위 관계자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현 추세를 얘기했다”며 “시위대와 중국의 지원을 받는 지방정부의 갈등이 곧 해결되지 않으면 이런 자본유출에 금융허브 지위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홍콩을 떠난 자금은 거의 없다”면서 “부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싱가포르 은행 임원은 “홍콩에서 지난 3개월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계좌가 개설됐다”며 “이들 계좌 대부분은 73만~140만 달러(약 8억~16억 원)의 고액을 예금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 은행 임원은 “유럽 도시들은 오랫동안 금융허브 경쟁에서 홍콩에 뒤졌지만 상황은 역전됐다”며 “홍콩 밖으로 자금을 옮기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에도 홍콩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고려하면 런던과 스위스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 도입 추진으로 6월 발생한 시위는 홍콩 경제와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홍콩 소매판매는 지난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23% 줄어들어 사상 최대폭의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같은 기간 홍콩을 찾는 관광객 수 역시 360만 명으로 40% 급감했다. 이번 주 초 국제통화기금(IMF)은 홍콩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의 2.7%에서 0.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캐리 람 장관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홍콩은 지난 3분기에 기술적 경기침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입법회에서 연설하려 했으나 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로 TV녹화 연설로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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