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금수저·강남좌파 맞지만 제도개혁 꿈 꿔”

입력 2019-09-0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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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분한 기대 받았지만 큰 실망 안겨… 학생·국민에 죄송”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료를 보며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료를 보며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사실상 무산된 국회 인사청문회 대신 사상 초유의 ‘대국민 직접 소명’ 방식을 택했다. 그간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반박과 해명의 자리를 갖고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조 후보자는 “의혹에 대해 어떤 질문도 사양하지 않겠다”, “밤을 새워서라도 충분히 소명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조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과분한 기대를 받았음에도 큰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젊은 세대에 실망과 상처를 줬다. 법적 논란과 별개로 학생과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 “개인적 소신을 삶에 관철시키지 못해… 안이했다” = 조 후보자는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자신과 가족을 향해 제기된 관련 의혹에 대해 ‘불법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국민에게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는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우선 제기된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한 조 후보자는 ‘사법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가벼이 처신할 수 없는 위치에 저는 서게 됐다. 개인으로 선 것이 아니다”라며 “좌초해선 안 되는 일, 그 누군가는 서슬 퍼런 칼날을 감당해야 한다. 그것이 저를 둘러싼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가 여기 서 있어야 하는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금수저, 강남좌파가 맞지만 제도를 좋게 바꾸는 그런 꿈을 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분한 이 자리 이외에 어떠한 공직도 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딸 논문 의혹에 “10대 고교생 아이 비난은 과도” = 조 후보자는 딸이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인턴 생활을 한 뒤 2009년 3월 의학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이를 고려대 입학 과정에서 활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10대 고등학생 아이가 당시 입시제도하에서 이리저리 뛰어 인턴을 구한 것을 두고, 아이를 비난하는 것은 아비로서 과도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은 제도가 없어졌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입학사정관제도가 들어오고 당시 정부나 학교, 언론 모두 인턴십을 대대적으로 권장했다”며 “지금은 그런 것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당시는 우리 정부가 제도를 채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 “사모펀드 뭔지 잘 몰랐다” = 사모펀드 투자 의혹에 대해 “저는 물론 제 처도 사모펀드 구성이나 운영 과정 등에 대해선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 논란에 대해 “5촌 조카는 저희 집안 장손이라 제사 때나 1년에 한 번, 많아야 두 번 보는 관계”라며 “원래 있던 주식을 처가 팔아서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했을 때 집안 사람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사실 저는 경제나 경영을 잘 몰라 사모펀드가 무엇인지 이번에 공부했다”며 “펀드에 관여하지 않았고 처남이 제 처의 돈을 빌려 0.99%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고 했다.

◇ 檢수사, “제가 언급하면 안돼… 법·증거 따라 이뤄질 것” =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조 후보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과 절차에 따라서 수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청문 과정에서 압수수색하는 건 제가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후보자로서 압수수색에 대해 어떤 평가도 제 입으로 나오면 향후 진행될 수사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장관에 임명된다면 (검찰에) 가족에 관련된 일체의 수사에 대해 보고를 금지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 혐의가 입증되면 사퇴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저는 압수수색을 당하지 않았다는 점을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사퇴할 이유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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