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기록적인 순매도 행진을 펼치던 외국인들이 34일만에 다시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 다시 들어오고 있다며 증시의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주택경기 회복 시간과 신흥국 중심의 물가상승, 생산자와 소비자물가상승률 갭의 확대 등 여전히 불안한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낙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가 6월 9일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를 기록했다. 국제 상품 가격의 하락, 미국 금융업종의 반등과 함께 국내 증시 반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투자가가 왜 돌아왔으며, 지속될 가능성은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포지션 전환에 대한 판단은 유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외국인투자가가 순매수를 기록했던 월(月)을 기준으로 보면, 평균 순매도 금액은
-92억 달러로 현재 순매도 금액은 평균치에 근접한 수준(98%)까지 매도를 했다.
국내의 경우도 7월 순매도 규모는 평균치의 99% 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외국인투자가의 순매도가 정점(peak)에 이른 것으로 파악될 수 있다.
아울러 현재 신용위기에 대한 리스크가 완화된 부문도 외국인투자가의 심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증시가 여전히 유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 있다는 점에서 증시로 유입될 자금은 충분하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최 애널리스트는 "유동성 확대가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기는 했지만 증시의 반등 원동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미국의 원유선물시장의 투기적인 수요 억제 정책도 글로벌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가 아직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투자가의 본격적인 포지션 전환에 대한 판단은 유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우선 미국 주택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책금리만을 고려해서 볼 때 9~11개월 정도의 시차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글로벌 투자은행의 실적부진과 자산상각에 대한 문제도 추가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물론 국제 원유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상승 위험은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제 원유가격 상승이 1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4분기에 들어서야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