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TC·레이시온, 합병 합의…세계 2위 항공우주·방산 업체 탄생

새 회사 사명은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 사진제공 레이시온

보잉의 뒤를 잇는 세계 2위 항공우주·방위산업 업체가 탄생했다.

미국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와 방산업체 레이시온이 9일(현지시간) 합병에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레이시온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합병은 항공우주와 방산 분야에서 급성장하는 분야를 다루는 첨단 기술을 갖춘 최고의 시스템 제공 업체를 창출할 것”이라며 “합병 후 올해 매출은 약 740억 달러(약 88조 원)를 기록하고 견실한 재무구조와 현금 창출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매출 기준으로 항공우주·방산 부문에서 보잉에 이어 세계 2위인 업체가 탄생하게 됐다.

합병으로 새롭게 탄생할 회사의 이름은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Raytheon Technologies Corp.)로 정해졌으며 보스턴에 본사를 두게 된다.

양사는 합병이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UTC는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오티스와 에어컨을 생산하는 캐리어를 분사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합병도 분사와 거의 같은 시점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사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1660억 달러에 달하는데 UTC 주요 사업부의 분사 이후에도 합병으로 탄생할 신생회사 시총은 1000억 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UTC의 항공우주 사업부가 레이시온과 합치게 된다. 레이시온 주주들은 1주당 2.3348주의 신생회사 지분을 받게 된다. UTC 주주들이 새 회사 지분의 약 57%를, 레이시온은 43%를 각각 보유할 예정이다.

그렉 헤이즈 UT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새 회사의 CEO로 취임하고 토머스 케네디 레이시온 CEO가 회장을 맡게 된다. 양사 경영진은 이번 합병으로 연구·개발(R&D) 지출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연간 약 10억 달러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주요 사업부문이 달라서 기술 공유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예를 들어 UTC는 에어버스 A320네오와 F-35 전투기 등에 들어가는 항공기 엔진을 생산하는 프랫&휘트니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레이시온은 미국 4위 방산업체로 토마호크 미사일과 레이더,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 등을 공급하고 있다.

제프리스의 실라 카야오글루 애널리스트는 “클수록 더 좋다는 생각에는 일부 진실이 있다. 일반적인 고객의 경우 그 규모와 공급망이 회사를 선택하는 레버리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이번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양사는 겹치는 부분도 적어서 반독점 이슈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또 별도의 분야에서 쌓아올린 전문기술이 서로에 혜택을 줄 것이다. 예를 들어 UTC가 보유한 GPS 기술은 레이시온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