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고시 강행에 야권ㆍ촛불민심 극한 대립

입력 2008-06-25 17:2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부 여당이 25일 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에 따른 수정된 부칙을 담은 장관 고시의 관보 게재를 의뢰하고 26일 관보에 게재키로 했다. 이에 대해 야권과 촛불 민심은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강경 투쟁을 불사하고 나서고 있다.

당정은 이날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를 열고 더이상 고시 게재가 미뤄지면 최대 무역국인 미국측과 통상 마찰은 물론 동맹관계의 악화까지 우려된다는 판단에 이같이 결정한 것.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미국과 추가협상을 통해 마지막 결정을 한 만큼 마냥 늦출 수도 없고 국제관례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정부의 쇠고기 후속대책과 관련 "쇠고기 수입·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흡한 점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권은 이제 야권이 18대 국회 개원에 협조, 남아있는 쇠고기 문제에 대한 보완대책을 논의하고 민생국회에 동참해야 한다며 야권의 등원을 거듭 촉구했다.

◆ 야권, 대통령 불신임 운동 등 강력 투쟁 선포

하지만 야권은 이같은 당정의 방침에 대해 강도높은 투쟁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 불신임운동에 나설 것을 천명하는 등 여권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추가됐다고 하지만 소도 웃을 일이다. 고시를 강행하면 야당은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공동성명서를 내고 “당초 협상결과를 변경하는 협상결과에 따라 국민의견 수렴절차를 다시 밟아야 함에도 기자회견 한번 하고 미국산 쇠고기를 우리 국민에게 강제로 떠먹이는 작태가 아닐 수 없다”고 규탄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단은 의총이 끝난 뒤 청와대를 방문해 관보 게재 강행에 대해 항의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내용도 형편없는 합의를 해놓고 고시 관보게재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이후에 교환하기로 했다는 것은 굴욕외교의 최절정"이라며 "추가협의문은 장관고시 강행을 위한 기습작전 계획이다. 쇠고기 개방 밀어붙이기 음모를 짠 것으로 장관 고시를 위한 모든 일정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에서 “추가협상 과정에서 검역주권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한 채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사실만 재확인해 놓고 영문합의서도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일 당장 관보를 게재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두번 세번 기망하고 우롱하겠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류근찬 선진당 한미쇠고기재협상대책특별위원장은 "고시 강행은 그간 물밑 대화를 통해 진행돼 온 야권의 국회 등원협상을 원점으로 하고 야당을 다시 거리로, 광장으로 내몰려는 술책으로 정치 포기, 대화 단절 선포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정부가 국민의 의사를 억누르기 위해 사실상 계엄령을 발동했다"며 "뼈저린 반성의 결과가 일방적인 관보게재인가. 소통하고 반성하겠다는 정부가 국민 80%가 요구하는 재협상을 거부하면서도 더 이상의 카드가 없다는 사실왜곡을 하는 것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천영세 대표를 비롯한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보게재를 ‘초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촛불민심, 문구 내용 다른 사기극 국민 무시한 결과 지켜보라

촛불민심 역시 정부의 고시 강행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합의문에 대한 국민 검증도 없이 일방적으로 고시를 강행하는 것은 일단 물을 엎지르고 보자는 식"이라면서 이는 정부 오판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측 추가협상 발표문에 나오는 문구와 내용이 정작 우리 정부가 발표한 것과 전혀 달라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것이다.

국민대책회의는 이날“미국 무역대표부가 밝힌 내용을 보면 한국 정부가 협상(negotiation)이라고 부르는 것을 미국정부는 논의(discussion)라고 표현하고 있다”며 “미국은 논의 내용도 민간부문의 상업적이고 자발적 협약을 촉진(facilitate)시키고 지원(support)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회의에 따르면 이번 한미 추가협상이 우리 정부가 주장하듯 정부 보증 프로그램이 아니라 민간기업간의 자발적 협약을 지원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대책회의는 "미 농업부의 30개월 미만 품질체계평가(QSA)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 설명문에 따르면 기업이 원하면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QSA 프로그램 운영 시한은 결국 미국 기업이 정하는 것임이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대책회의는 끝으로“정부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고시를 강행한다면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를 기필코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관보 게재에 대해 법적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입법예고 절차를 다시 밟아 여론을 수렴하라”고 촉구했다.

◆ 민주노총, 쇠고기 운송 저지 투쟁 돌입

민주노총은 26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운송 저지 투쟁에 돌입키로 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이명박 정부의 관보 게재는 대국민 선전포고이며 끝까지 국민의 적이 되겠다는 강력한 표현"이라며 "냉동창고의 미국산 쇠고기 출하를 저지하는 투쟁을 26일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다음 날 오전 9시부터 경기도 용인지역의 경인냉장, 삼일냉장 등 12곳과 인천 1곳, 부산 4곳에 100명 내의 조합원들을 내려보내 운송저지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7월2일 예고된 총파업을 힘차게 전개하고, 민주노총 상경 총력투쟁을 전개해 각 산별노조별로 7월 한 달 릴레이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육군 훈련병 사망…완전군장 달리기시킨 중대장 신상 확산
  • 박병호, KT 떠난다 '방출 요구'…곧 웨이버 공시 요청할 듯
  • 북한 “정찰 위성 발사 실패”…일본 한때 대피령·미국 “발사 규탄”
  • 세계 6위 AI국 韓 ‘위태’...日에, 인력‧기반시설‧운영환경 뒤처져
  • 4연승으로 치고 올라온 LG, '뛰는 야구'로 SSG 김광현 맞상대 [프로야구 28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765,000
    • -1.8%
    • 이더리움
    • 5,305,000
    • -1.92%
    • 비트코인 캐시
    • 650,500
    • -4.55%
    • 리플
    • 730
    • -1.48%
    • 솔라나
    • 235,300
    • +0.26%
    • 에이다
    • 635
    • -1.85%
    • 이오스
    • 1,125
    • -3.52%
    • 트론
    • 155
    • +0.65%
    • 스텔라루멘
    • 150
    • -1.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000
    • -1.64%
    • 체인링크
    • 25,760
    • -0.5%
    • 샌드박스
    • 621
    • -2.3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