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만성 손목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주부라면 명절 음식장만을 위한 장보기 리스트 작성은 멈추길 바란다. 바로 주부들의 직업병, 손목터널증후군 때문이다. 가사 노동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설이나 추석 후 신경손상으로 악화돼 내원하는 환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사무직 직업병, 좀 무리해서 생긴 손목근육통이다. 하지만 이제라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국제권위 정형외과 학술대회인 62th Annual Congress of the Korean Orthopaedic Association에서 ‘Carpal Tunnel Syndrome Caused by Idiopathic Tumoral Calcinosis’란 고난도 손목터널증후군 수술 성공 사례를 발표하며 국제권위 수부외과 수술팀에 꼽히는 연세건우병원 문홍교, 하승주원장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서 국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70% 이상은 40대 이상 중년여성이었다. 여성 내원 환자 분석 결과에선 전체환자 53% 이상이 전업주부로 사무직이 아닌 주부의 직업병으로 봐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은 가사노동처럼 반복적인 손목 사용으로 횡수근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아래 수근관터널(손목터널)을 누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터널 안에는 우리 손의 감각, 움직임을 관장하는 ‘정중신경’이 지난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을 경우 신경이 손상된다. 따라서 근육통으로 여기고 파스나 약물/주사 등으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손상이 심화되어 수술을 시행하더라도 후유장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방치 시 심각한 후유장애 위험이 있다. ‘괜찮겠지’ 라고 파스나 약을 먹고 하루를 보내지 말고 수부의사를 찾아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환자들 입장에서 ‘수술은 말이 쉽지 통증, 입원, 흉터 등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수술은 미세침습술 도입과 술식개선을 통해 당일수술/퇴원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하승주 연세건우병원 원장은 “고식적 수술은 정중신경 주행경로 전체를 광범위 절개해 시행했다. 수술 예후는 좋지만 광범위 절개에 따른 술 후 통증과 회복을 위한 치료지연 문제와 추가적으로 흉터에 따른 미용적 부담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수술은 신경을 강하게 압박하는 횡수근 인대를 개방하고, 그 상하로 연부조직을 유리시키는 방법이다. 따라서 광범위 절개가 아닌 종이에 베이는 것보다 작은 2cm 정도의 미세침습술로 진행되며, 신경을 감압해 주던 방법과 달리 상하로 연부조직을 유리시켜 효과적인 통증 감소와 신경보호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014~2018년 까지 연세건우병원 수부수술팀에서 미세유리술 시행환자의 장기추시 결과 전체환자의 평균 입원기간은 0.4일로 당일수술•퇴원으로 진행되었고, 수술 후 사고•부상 등 외상요인을 포함해도 합병증 발생률은 1% 미만에 높은 수술성공율을 보였다. 따라서 이번 명절을 앞두고 만성적 손목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더 이상 괜찮겠지란 생각으로 치료를 미루기 보다 수부의사를 찾아 더 큰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