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고유가 시대, 끝이 안 보인다"

입력 2008-06-1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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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오일쇼크 '현실화' 경고…배럴당 최고 200달러

화물연대 파업의 직접적 원인이 됐던 고유가 행진의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하반기에는 과연 오름세가 껶일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국제유가는 수요감소 전망으로 오름세가 추춤하고 있지만 급등락을 계속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6일(현지시간)에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장중 배럴당 139.89달러까지 급등했다가 결국 전 거래일보다 25센트 떨어진 배럴당 134.61달러로 마감됐다.

19일 국내외 주요 기관별 올해 하반기 유가전망에 따르면 기관마다 '거품론'과 '대세론'이 엇갈리고 있다.

◆전망이 어렵다…엇갈리는 국내외 기관

고유가 충격이 크고 오래갈 것이라는 이른바 '대세론'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 투자전문기관들을 중심으로 대두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유가 전망보고서에서 "앞으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4개월 이내에 국제유가가 150~200달러(WTI 기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오는 7월 유가가 15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유가 강세론에 힘을 실어주었다.

"다음달(7월) 4일까지 유가가 15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유가 강세론에 힘을 실어주었다.

반면 투자은행인 리만브라더스는 지난달말 펴낸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강세를 2000년의 '닷컴(IT) 버블'에 비유하며 "연말이면 유가가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기관들 역시 전체적으로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평균 2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올 하반기에 두바이유는 평균 배럴당 110~120달러대를, WTI는 배럴당 130달러대 수준을 각각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기관들은 국제유가가 올 3분기(7~9월)에 정점을 치고 4분기(10~12월)에 진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국제유가의 폭등은 투기자금 영향이 가장 큰 요인인 데, 투기자금 및 서브프라임 문제는 최악국면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17일 내놓은 하반기 국제유가 전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올 하반기에는 두바이유 기준 평균 99.08달러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평균 103.68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4분기에 들러 평균 94.47달러로 안정화 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하반기에 초고유가 추세가 완화되면서 국제유가의 상고하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나이지리아의 정정불안, 미국과 베네수엘라간의 불화, 터키와 이라크 내 쿠르드족간의 갈등 등에 따른 공급차질 우려는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산업본부실장은 "미국경제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투기자금이 미국 실물시장에 환류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유가거품이 곧 꺼질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가 200달러…3차 오일쇼크 대비해야

그렇다면 2008년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로 상승할 경우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것인가.

우선 최근의 국제 유가 폭등세가 계속돼 유가 200달러 시대가 열리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될 것이다.

이지훈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가 200달러를 초과할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4.9%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며 "2차 오일쇼크 때처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간 거시계량 모형'을 이용해 분석한 것으로, 한국 경제가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도 낮아 유가 상승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또 "민간 소비와 투자의 증가율은 각각 7.5%포인트와 3.1%포인트 하락하고 212억 달러의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두바이유가 배럴당 200달러에 달하게 되면 제조업의 중간투입비용은 18.9% 정도 증가, 원유나 석유 제품을 원부재료로 사용하는 산업이나 연관 산업의 원가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석유화학산업과 운수보관업의 중간투입비용이 각각 65.1%, 26.8% 증가해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석유화학산업의 경우는 올해부터 경기 사이클이 하강기로 접어든 것으로 관측돼 가격전가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며 "유류비가 원가의 35%에 달하는 항공운수업도 수익성 악화가 심각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이밖에 사업부문별 중간투입비용 상승률은 음식숙박 7.51%, 농수산품 5.59%, 도소매 4.43%, 광산품 1.54%, 금융보험 1.73% 등으로 오를 것이 예상됐으며 제조업의 경우는 1차 금속 5.97%, 수송장비(자동차) 5.78%(5.97%), 전기전자(반도체) 3.28%(2.70%) 등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같은 3차 오일쇼크 시점과 상황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는 전망 역시 여전하다. 수요증가로 인해 유가가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투기자금에 따른 변동폭이 크기 때문이다.

또 2차 오일쇼크 당시에는 원유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지만 현재 유가상승 상황은 미국경제 침체와 달러화 약세 등 수요 외적인 영향으로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오르고 있어 충격을 흡수할 기간이 길다는 것도 이러한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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