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해결 '플랜B'가 열쇠"…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80%↓

입력 2008-06-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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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브라운 美 지구정책연구소장 방한 초청 강연

오늘날 널리 쓰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용어를 30여년 전부터 활용한 인물로 알려진 레스터 브라운 미국 지구정책연구소장이 방한했다. 최근 펴낸 저서 '플랜B 3.0'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플랜B는 화석연료(석유)에 기반을 둔 지금의 에너지체제(플랜A)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무한히 쓸수있는 재생에너지 체제를 일컫는다.

브라운 소장이 제시한 플랜 B의 최우선 목표는 ▲기후의 안정화 ▲인구의 안정 ▲빈곤 퇴치 ▲지구 생태계 회복 등 네가지다.

브라운 소장은 10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특별강연을 갖고 "지구를 구하려면 2020년까지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 줄여 기후를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국이 목표로 하는 2050년까지 기다려서는 때가 너무 늦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요인에 대한 수치부터 제시했다. 지난해 숲이 줄어들면서 지구가 배출한 탄소는 15억톤에 이르며, 가전제품이 대기상태에서 소모하는 전력은 세계 전체 전력소비량의 10%에 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히말라야 산맥 고지대의 만년설이 녹으면 인도 갠지스강, 중국 황하 등 아시아의 주요 강이 범람할 수 있으며, 이는 아시아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브라운 소장은 시장 만능의 신자유주의를 경계했다. 그는 "휘발유를 태운다는 것은 매우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시장은 우리에게 그것이 싸다고 강변한다. 그럼으로써 경제 구조를 크게 왜곡시키고 있다. 각국 정부들이 해야 할 일은 제품 가격이 사회에 대한 모든 비용(간접비용)을 반영하도록 세제를 ㄱ편해 시장실패를 막는 것"이라며 오늘날 시장경제를 분석했다.

브라운 소장은 "최근 급등한 곡물가나 유가가 예전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높은 곡물가, 고유가, 물부족, 정치불안 등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화석 연료에 의존해 온 기존 시스템에서 벗어나 풍력·조력·태양열 등 재생 에너지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시스템, 즉 '플랜 B'를 실행에 옮길 때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파격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 가정에서 백열전구를 추방하고 공장과 사무실에서 최신형 형광전구(고효율전구)로 교체하면 조명에 쓰이는 전력을 12% 줄이고 705곳의 화력발전소를 폐쇄할 수 있다"며 "조명기구와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성 향상만으로도 우리는 석탄 화력발전소 1410기를 더 건설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풍력발전으로 전세계 전력수요의 40%까지 충당할수 있어야 한다"면서 "문명을 구하기 위해 생태계 복원에 힘쓰며 글로벌 경제 시스템도 그와 맞게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 재조림산업과 관련 그는 "한국이 나무를 다시 심는 조림산업에는 아주 성공적이었다"면서 "이는 외국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칭찬했다.

또한 종이 재활용과 관련해서도 "한국의 종이 재활용률은 77%로 높은 편"이라며 "모든 나라가 한국처럼 종이를 재활용한다면, 세계에서 종이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목재 펄프의 양은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소장은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화력발전소 폐쇄, 자전거 친화적 교통 체제 구축 등 시스템의 근본적인 전환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정유업체 엑손사의 노르웨이 부사장의 발언을 인용, "사회주의의 붕괴가 시장이 경제적 진실을 말하도록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 자본주의는 시장이 생태적 진실을 말하도록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너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생태적 진실을 반영하기 위해 소득세를 줄이는 대신 환경세를 높이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소장은 "플랜B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몇 나라의 노력으로 달성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며, 전 지구 차원의 공동 노력과 예산 투입이 요구된다"며 "꼼꼼한 계산에 의하면 그것은 연간 1900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운 소장은 한국의 원자력발전소 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재 원자력 전기 요금에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 비용, 원전 폐쇄 비용, 사고 예방 비용 등이 반영돼 있지 않다”며 “한국 발전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할 경우 원자력이 경쟁력이 있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해서는 "19세기였다면 아주 좋은 정책이었다"고 대답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브라운 소장의 이번 방한은 '플랜 B'를 알리고 동참을 호소하기 위한 ‘월드 투어’의 일환. 이달 초 중국에서 출발, 일본을 거쳐 한국에 온 그는 오는 11일 출국, 인도·이탈리아·터키를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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