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초 ‘ASC 인증’ 韓 전복 ‘수출 복덩이’로 키운다

입력 2018-09-06 10:28 수정 2018-09-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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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생산·수요정체로 판로 모색하던 업계 수출 경쟁력 강화

우리나라 전복이 세계 최고의 친환경 양식 인증 중의 하나인 지속가능한양식관리위원회(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인증을 받음에 따라 향후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6일 해양수산부와 한국수산회,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복이 ASC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ASC 인증은 해양자원의 남획과 무분별한 수산양식으로 인한 해양오염을 막고 지속 가능한 양식어업을 위해 2010년 만들어진 인증이다. 세계자연기금(WWF:World Wildlife Fund for Nature)과 네덜란드의 지속가능무역 이니셔티브(IDH:Dutch Sustainable Trade Initiative)가 운영하며 취득을 위해서는 사료·수질·생태계·항생제 사용 등 환경관리부터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까지 보증해야 한다. ASC는 그간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3개국의 각각 1개의 양식 어가에 인증을 해줬다.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우리 전복은 최근 들어 생산시설 등의 증가로 생산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수출이 정체되면서 올해 가격이 폭락해 생산 어가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전복 수출은 2015년 3856만8000달러에서 2016년 6623만7000달러로 크게 늘었으나 올해 5218만1000달러로 다소 감소했다. 주요 수출 대상인 일본에서 수출이 정체(전년 대비 3% 증가)한 상황에서 홍콩(-49%), 중국(-98%), 대만·베트남(-79%) 등에서 수출이 감소한 탓이다. 싱가포르(985%)와 캐나다(653%) 등으로의 수출이 늘고 있지만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반면 생산시설 증가 등으로 국내 전복 생산량은 2015년 1만235톤에서 2016년 1만2436톤, 2017년 1만6134톤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복 경매 낙찰 금액은 지난해 1kg당 평균 2만5100원에서 8월 셋째 주 기준으로 1kg당 2만800원까지 떨어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전복 생산 어가는 생산시설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른 생산 과잉, 국내 수요와 수출 정체로 인해 산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전복 ASC 인증이 정체된 수출의 돌파구가 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해수부는 우리나라 전복의 수출 확대를 위해 최근 2년간 해당 양식 어가의 ASC 인증 획득을 지원해 왔다. 해수부는 우선 수출 선도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해외 ASC 인증 대행업체를 초청해 컨설팅을 받도록 하고 ASC 인증을 위한 포럼 개최를 비롯해 양식장의 수질검사, 국제인증 취득·자문 등을 지원했다. 또 소속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남해수산연구소)을 통해 ASC 인증을 위한 1차 심사에서 개선사항으로 나온 양식장 바닥환경 평가(저질검사) 등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ASC 인증은 까다로운 절차와 높은 소요 비용, 장기간의 심사 등으로 인해 취득이 어려운 국제인증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ASC 인증제도는 생산과정에서의 ‘친환경성’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유통과 소비로 이어지는 전 과정의 이력 추적성에 대한 인증을 모두 포함한다는 점에서 다른 인증제도와 뚜렷한 차별성이 있다.

ASC 인증 수산물을 가공, 유통, 거래하기 위해서는 CoC(Chain of Custody) 인증을 받아야 한다. CoC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ASC 인증 수산물의 공급 및 유통 과정에서 비(非)인증 수산물과 혼합되지 않고 철저히 구분해 관리토록 해 비(非)인증 수산물을 인증 수산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이런 신뢰성을 인정받아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ASC 인증을 받은 수산물을 공식 수산물 규격으로 규정하는 등 해외 각지에서 ASC 인증 수산물의 사용을 늘리는 추세이며 해외 바이어들도 ASC 인증을 받은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유통기업 이온그룹은 2020년까지 취급 수산물 10% 이상을 ASC 인증 제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글로벌 호텔 체인인 하얏트호텔은 취급 수산물의 15% 이상을 ASC 인증 제품으로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프랑스 대형 할인점 까르푸(Carrefour)는 냉장 수산물로 ASC 인증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아울러 전 세계 65개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한 고급 호텔그룹 샹그릴라와 미국 참치 전문점 밤부스시는 메뉴판에 ASC 인증 수산물 별도 표기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오흥민 셰프(조리운영팀장)는 “앞으로는 호텔을 찾는 고객분들도 완성된 메뉴뿐 아니라 어떤 식재료로 요리를 했는지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농수산 식재료를 이용해 조리한 제품인지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며 “우리 호텔은 국내 최초로 ASC 인증 수산물을 사용한 호텔인 만큼 앞으로도 이 분야에 높은 관심과 식재료 취급 계획을 갖고 있다. 수산물뿐 아니라 농산물 역시 지속적인 발굴과 구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WF에서 ASC를 담당하고 있는 박두현 과장은 “현 추세대로라면 ASC 인증 수산물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수산물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한 수산물의 수요가 유럽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나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ASC 인증 취득을 계기로 그간 전복 생산 어가의 과잉 생산과 국내 수요 정체로 인한 산지 가격 하락으로 인한 어려움이 완화되고 선진국 기준에 부합한 국내 전복 생산 체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주요 경쟁 대상이었던 중국산 전복은 ASC 인증을 받은 업체가 없어 한국 전복의 수출 경쟁력 강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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