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도 벅찬 데 유럽마저 견제 나서…독일 정부, 중국 투자 잇따라 거부

입력 2018-07-3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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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기술 유출 우려…중국 자본의 인수 및 투자 꺼려

▲독일 정밀기계업체 라이펠트메탈스피닝의 기기. 독일 정부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 기업의 라이펠트 인수를 거부하기로 했다. 제공=라이펠트메탈스피닝
▲독일 정밀기계업체 라이펠트메탈스피닝의 기기. 독일 정부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 기업의 라이펠트 인수를 거부하기로 했다. 제공=라이펠트메탈스피닝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벅찬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유럽의 견제를 받고 있다. 유럽연합(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최근 중국 자본의 자국 기업 투자를 잇따라 거부하고 나섰다. 첨단 기술이 중국에 유출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된 탓이다.

30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독일 매체 비르츠샤프트보케를 인용해 독일 정부가 중국 기업의 정밀기계업체 라이펠트메탈스피닝 인수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독일 경제부는 다음 달 1일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라이펠트는 직원 200여 명을 둔 기업으로 항공우주와 원자력 산업에 쓰이는 정밀기기를 생산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로켓을 만드는 데 쓰인 기술을 보유했다. 인수를 추진한 중국 기업은 원자력 관련 장비를 취급하는 옌타이타이하이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의 조치는 외국 자본의 기업 인수와 관련해 강화된 규제를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다. 지난해 독일은 EU 밖에 있는 해외 기업의 투자나 인수가 공공질서나 안전을 위협할 경우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업의 지분 25% 이상을 외국 기업이 인수하지 못하게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제정했다. 인수·합병(M&A)이 공공질서나 국가안보를 저해하는지 조사하는 기간도 2개월에서 4개월로 늘어났다. 독일 여당 관계자는 라이펠트 인수는 공공질서와 안전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규정이 중국의 첨단 기술 획득 시도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사회에서는 2016년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가 45억 유로(약 5조8500억 원)에 독일 최대 산업용 로봇 제조사 쿠카를 인수하면서 기술 유출 논란이 촉발됐다. 전문가들은 독일 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 배경에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첨단 제조업을 장악하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이 있다고 본다.

독일 정부의 중국 자본 경계는 이뿐만이 아니다. 27일 독일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인 독일재건은행(KfW)이 송전회사 ‘50헤르츠’의 지분 20%를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국가전망공사(SGCC)의 지분 인수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50헤르츠는 독일 4대 송전회사 중 하나로 SGCC가 올해 초부터 지분 매입을 시도해왔다. 독일 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정부는 주요 에너지 시설 보호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시민과 기업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WSJ는 독일의 움직임은 핵심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선별 또는 억제하려는 미국과 유럽의 조치 중 일부라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주 의회를 통해 자국 기술과 관련된 해외 투자와 거래에 대한 심사 절차를 강화했다. 영국 정부도 국가 안보를 침해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기업이나 특허, 기타 자산에 대한 해외 인수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후오타리 미코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 연구원은 “중국의 해외 자산에 대한 욕구로 인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선진국들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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