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 韓산업 영향은-석화기업] 대량 투자 단행…셈법 복잡

입력 2018-07-24 09:23 수정 2018-07-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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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분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학업계가 부지런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최근 LG화학은 2조8000억 원을 투자, 여수 나프타크랙킹센터(NCC) 및 고부가 폴리올레핀(PO)를 각 80만 톤을 증설하기로 했다. 업계 경쟁자인 롯데케미칼도 현재 여수 NCC에 20만 톤의 증설 투자를 진행하는 등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석유화학제품 생산 확대에 나선 상태다.

일단 업황이 나쁘지 않다고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G2 무역 마찰이 확산할 경우 석화기업의 이런 투자는 악수가 될수 있다. 무역 전쟁으로 보호 무역이 강화되면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 단기적 수혜 예상 = 미중 무역 마찰은 단기적으로 한국기업에는 간접적인 반사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양국이 서로의 석유화학제품군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유가상승, 북미산 에틸렌의 아시아 공급 등 우려를 한 시름 덜게 된다.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은 폴리에틸렌(PE), 폴리염화비닐(PVC) 등 석유화학제품의 기본 원료다. 생산방식은 주로 국내 업체들이 많이 사용하는 나프타 분해 방식(NCC)과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탄크래커(ECC)로 나뉜다.

최근 에틸렌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ECC 증설이 이어지면서 공급이 대폭 확대됐다. 올해부터 신규 가동한 북미지역 ECC 규모만 해도 연산 700만t 가량이다. 공급이 늘자 북미 지역의 에틸렌 가격도 떨어졌다. 북미와 아시아 간 에틸렌 가격차가 벌어짐에 따라 북미산 에틸렌이 운송비를 지불해가면서까지 아시아 역내로 에틸렌을 수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유가 상승으로 국내 화학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NCC 기반의 에틸렌 가격 경쟁력이 ECC 대비 하락하고 있다. 통상 화학업계는 배럴 당 65달러를 기준으로 이하에서는 NCC가, 이상에서는 ECC가 원가경쟁력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G2의 무역 마찰로 인한 높은 관세 부과가 국내 석유화학업계에는 유가상승, 공급과잉 등으로 하락한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 글로벌 수요 위축되면..최악 국면 우려 = 그렇다고 해서 양국의 무역마찰이 국내 업계에 긍정적인 요소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정유 및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글로벌 경기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화학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의 경기가 둔화될 경우 수요 위축으로 인해 국내 화학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국내에서 수출된 석유화학 제품들 중 30% 이상(금액 기준)이 중국으로 향한다. 특히 주력 제품인 폴리에틸렌(PE), 폴리염화비닐(PVC), 에틸렌글리콜(EG) 등의 제품은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50%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미중 무역 마찰이 단기간에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수요 위축으로 인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화학 완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자국 보호 차원에서 자국 석유화학업체 물량 우선 할당이나 중국에 수출하는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인하가 수반될 수 있다”며 “국내 석유화학사 입장에서는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가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기 위해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G2의 무역 분쟁 장기화로 제품 수요가 둔화되면 업계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황이나 국가 간 외교정세 문제인 만큼 개별 기업 입장으로서는 대응하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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