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_양성평등기업(41) 여기어때] 월요일 1시 출근·週 35시간 근무…‘워라밸’ 찾는다면 여기어때?

입력 2018-07-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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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제도 다양…월요병·생산성 저하 불식

익숙함에 안주하는 것을 ‘나이 듦’이라 부른다면 ‘여기어때’는 분명 젊다. 위드이노베이션이 운영하는 여기어때는 변화에 앞장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구내식당은 ‘맛젊식당’, 직원들이 사용하는 카페는 ‘젊다방’, 신입사원 교육팀은 ‘젊프팀’ 등으로 이름 지으며 집착으로 보일 정도로 젊음을 추구하는 것도 성장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다.

여기어때는 O2O 업체로는 드물게 빠르게 영업흑자를 냈다. 회사 출범 뒤 1년 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여기어때는 모텔 앱에서 시작해 종합 숙박앱 1위 자리로 올라섰다. 올여름부터는 액티비티 예약 서비스를 론칭해 외연 확장에 나섰다. 그런데도 여기어때 임직원들은 자신들이 걸어온 길보다 아직 걸어갈 길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일과 삶의 균형’, 일명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실현도 그들 앞에 놓인 표지판 중 하나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여기어때 본사를 찾은 것은 9일 월요일이었다. 이날 점심시간 거리에 쏟아지는 회사원들의 표정과 여기어때 직원들의 표정은 확연히 달라 보였다. 거리에 사원증을 단 회사원들의 얼굴에는 ‘월요병’의 그림자가 짙었지만, 여기어때 직원들에게서는 월요병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4월부터 ‘월요일 1시 출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나머지 화~금요일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다. 동시에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주 52시간 근로 시대’를 일찌감치 선도했다. 35시간 근무제는 직원들의 가정을 지켜주는 든든한 무기다. 어른도 아이도 힘든 월요일 아침 자녀가 있는 직원들은 아이들을 등교시킨 뒤 출근한다. 연차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다. 사유를 적는 칸이 없는 전결 연차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서다.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300인 이상 기업들은 긴장했다. 직원 수가 280명인 여기어때는 2020년부터 이 제도를 적용받지만, 15개월 전에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만큼 여유로운 모습이다. ‘생산성 저하’ 우려도 불식했다. 35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지난해 여기어때의 매출이 전년 대비 2배로 뛰었다.

아직 가정을 꾸리지 않은 미혼 직원도 여기어때의 복지 제도를 환영한다. 여기어때 직원의 미혼 비율은 무려 85%에 달한다. 미혼 직원들은 사내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세끼’를 만족도 높은 복지로 꼽는다. 풀무원 계열 업체가 운영하는 구내식당은 작년 8월 케이블 TV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에도 방영됐다.

양성평등 기업의 조건은 선천적인 성이 업무에 구애받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성폭력, 성희롱 등을 제대로 단죄할 수 있는지일 것이다. 사내에는 회사가 성희롱의 기준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음을 알리는 포스터가 대대적으로 붙어 있다. ‘확실한 YES가 아니면 모두 NO입니다’, ‘타인과 나와의 생각은 달라요’, ‘대부분의 성희롱은 회색’, ‘상사에게 할 수 없다면 모두 성희롱입니다’, ‘불쾌감을 주는 칭찬은 성희롱’ 등의 문구들은 성희롱 가해를 최대한 막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양성평등 기업은 여성이 여성으로 불리지 않고 개인으로 불릴 때 탄생한다. 한 개인이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순간 그가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은 제한된다. 직원이 오롯한 개인으로 성장하도록 장애물은 함께 치워주고 능력은 북돋아 준다는 면에서 여기어때는 진정한 양성평등기업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어때 직원들이 9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여기어때 직원들이 9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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