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복합몰 규제’ 논의…소비자에겐 물어보셨나요?

입력 2018-04-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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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산업2부 기자

“주말에 쇼핑몰이 문을 닫으면 이제 어딜 가야 하나요. 황사에 심각한 미세먼지로 아이들과의 야외 나들이는 엄두도 못 내는데, 실내 나들이 공간마저 빼앗으니 답답합니다.”

정부가 복합쇼핑몰의 영업을 규제한다는 소식에 워킹맘 박모(36) 씨가 내뱉은 넋두리다. 복합쇼핑몰은 날씨 영향 없이 쾌적하고 안전한 여가 공간으로 그만인데, 의무휴업을 추진한다고 하니 법 개정이 반갑지가 않다.

정부가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취지 아래 대기업 계열의 복합쇼핑몰에 대한 월 2회 의무휴업제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현실화 시점과 규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 선택권과 편의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정작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패턴은 여전히 뒷전일 뿐이다.

올 초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가 복합쇼핑몰 이용 고객 형태를 조사한 결과, 이용 고객이 2030 젊은층 중심에서 점차 중·노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60대 이상 주말 방문객이 2015년 대비 131% 늘었고, 50대는 66%, 40대는 46% 늘었다. 20대는 주로 저녁 시간대에 방문해 공연장·극장 위주로 즐기고, 30대는 키즈카페·아동미술관·수족관 등 문화·놀이시설을, 40대 이상은 호텔과 미용실 등 편의시설을 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이제 복합쇼핑몰을 단순한 쇼핑 공간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밥 먹고, 영화 보고, 쇼핑하고, 체험·놀이문화까지 한번에 가능한 여가활동 공간으로서 의미를 부여한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물질적인 소비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한 새로운 경험에 가치를 두는 경험적인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신선하고 이색적인 콘텐츠가 담긴 복합쇼핑몰에 대한 인식도 함께 바뀐 것이다.

과도한 규제는 늘 부작용을 낳는다. 이미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함께 영업시간을 제한했지만, 전통시장이 살아나지 않았고 유통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규제로 변질됐음을 경험했다. 소비자들의 행동과 소비 패턴을 무시한 규제에 대한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이 감당해야 한다. 규제가 아닌 소비자의 발길을 골목상권으로 돌릴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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