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어 달쏭사] 귀성(歸省) 귀향(歸鄕)

입력 2018-02-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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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과 추석이면 민족의 대이동이라고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다. 이렇게 명절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을 ‘귀성객’이라고 부른다. ‘귀성’은 ‘歸省’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돌아갈 귀’, ‘살필 성’이라고 훈독한다. 고향으로 돌아가니까 ‘돌아갈 귀’를 쓰는 이유는 누구라도 알겠지만 ‘살필 성’자를 왜 쓰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省’은 사실 발음이 두 가지이다. ‘살핀다’는 의미로 쓰일 때는 ‘성’으로 읽는데 ‘성묘(省墓)’, ‘반성(反省)’ 등이 그런 예이다. ‘생략(省略 略: 간략할 약)한다’고 할 때는 ‘생’으로 읽는다.

‘혼정신성(昏定晨省)’이라는 말이 있다. 각 글자는 ‘어두울 혼’, ‘정할 정’, ‘새벽 신’, ‘살필 성’으로 훈독하는데 부모님을 모심에 있어서 ‘어두워지면 잠자리를 잘 정해 드리고 새벽이면 편히 주무셨는지 살펴본다’는 뜻이다. 옛사람들이 부모를 모시는 기본 수칙이었다.

이처럼 부모님을 살피는 일은 돌아가신 후에도 지속되었다. 생전에 부모님을 살펴 돌봤던 정성으로 부모님의 묘소를 잘 보살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묘(省墓:묘를 살핌)이다. 그러므로 歸省이란 객지에 나갔던 자식이 부모님을 보살피러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통칭하는 말이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면 계시는 대로 보살펴 드리고, 돌아가셨으면 묘소를 보살피러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귀성인 것이다.

따라서 귀성은 단순한 귀향(歸鄕)과는 다르다. 귀향은 어떤 이유에서든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오면 다 귀향이지만 귀성은 부모님을 살피러 갈 때에 비로소 사용할 수 있는 말인 것이다.

전통적 ‘효(孝)’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희미해지면서 귀성의 의미는 퇴색하고 귀향의 의미만 남는 것 같더니 요즈음에는 아예 귀향도 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세상이 그렇게 변하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효(孝)를 구시대의 낡은 관념으로만 치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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